262. 明鏡에 틔찌거던/ 박 인 로
[원본]
明鏡에 틔찌거던 갑주고 딧글줄
아희 어룬 업시 다 밋쳐 알건마난
갑업시 닷글 明德을 닷글줄을 모라나다.
[역본]
거울에 먼지 끼면 값을 주고 닦을 줄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알고 있건마는
값 없이 닦을 수 있는 베풂 닦음 모른다.
[감상]
박인로(朴仁老 1561~ 1642)는 조선 중기의 가사문학의 대가이자 무인이다. 자(字)는 ‘덕옹’(德翁)이고 호(號)는 ‘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이다. 39세 때에 무과에 급제하여 만호(萬戶)로 부임했고, 41세 때에는 친구 한음(漢陰) 이덕형을 찾아가서 감을 대접받고 이 시조, 즉 ‘조홍시가’(早紅柿歌)를 지었으며, 45세 때 통주사(統舟師)로 부임하여 무인다운 기개의 ‘선상탄’(船上嘆)을 지었다고 한다.
초장으로 간다. ‘명경’은 ‘거울’을 가리킨다. 그리고 ‘틔찌거던’은 ‘티가 끼면’인데 ‘먼지 끼면’을 말한다. 또, ‘갑주고 딧글줄’은 ‘값을 주고 닦을 줄을’인데, 이 때의 ‘값’은 ‘돈’이 아니라, ‘힘을 쓴다.’라는 말이다. 힘을 안 들이고 거울이 닦여질 수는 없다. 중장으로 간다. 그러한 사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말이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명덕’은 ‘밝고 사람의 길에 맞는 행동’ 또는 ‘사람의 마음에 있는 맑은 본성’이다. 이는 값을 내지 않고도 닦을 수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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