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 誠意關 도라 들어/ 박 인 로
[원본]
誠意關 도라 들어 入德門 바라보니
크나큰 한길이 넙고도 곳다마난
엇지타 盡日行人이 오도가도 아닌게오.
[역본]
성의 집 돌아들어 입덕 문 바라보니
크나큰 하나의 길 넓고 곧게 뻗었건만
어찌해 온종일 내내 가는 사람 없는가.
[감상]
박인로(朴仁老 1561~ 1642)는 조선 중기의 가사문학의 대가이자 무인이다. 자(字)는 ‘덕옹’(德翁)이고 호(號)는 ‘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이다. 39세 때에 무과에 급제하여 만호(萬戶)로 부임했고, 41세 때에는 친구 한음(漢陰) 이덕형을 찾아가서 감을 대접받고 이 시조, 즉 ‘조홍시가’(早紅柿歌)를 지었으며, 45세 때 통주사(統舟師)로 부임하여 무인다운 기개의 ‘선상탄’(船上嘆)을 지었다고 한다.
초장을 본다. ‘성의관’은 ‘성의의 집’이라는 말인데, ‘정성스러운 뜻을 담은 집’이다. 그리고 ‘입덕문’은 ‘베풂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말인데, ‘여덟 가지 덕의 문’이다. 즉,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충(忠) 신(信) 효(孝) 제(悌) 등을 말한다. 중장으로 간다. 입덕문에서 넓게 바라보이는 길! 그 길은 넓고도 곧다. 여덟 가지 덕을 실행하는 길이다. 종장으로 간다. 그런데 그 길에는 행인이 없다. 왜 그럴까? 이는, 선비의 길이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사람이 감히 나서기 어렵기에 그럴까?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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