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 幽蘭이 在谷하니/ 이 황
[원본]
幽蘭이 在谷하니 自然이 듣디됴해
白雲이 在山하니 自然이 보디됴해
이듕에 彼美一人을 더욱 닛디 못하얘.
[역본]
난 향기는 골에 가득 그 정경이 가기 좋고
하얀 구름 산에 가득 그 풍경이 보기 좋네
이 중에 저 고운 분을 더욱 잊지 못하네.
[감상]
이황(李滉 1501~ 1570)은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字)는 ‘경호’(景浩)이고 호(號)는 ‘퇴계’(退溪) 또는 ‘퇴도’(退陶) 및 ‘도수’(陶搜)이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여러 벼슬을 거치고 1546년 양진암에서 독서에 전념하였는데 이 때에 ‘퇴계’라는 별호를 사용하였다. 1561년 도산서당을 지었고 1568년 판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고 한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초장을 본다. ‘유란’은 ‘그윽한 향기의 난초’를 말하고, ‘재곡’은 ‘골짜기에 있으니’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자연’은 ‘정경’이라고 본다. 그런데 ‘듣디됴해’는 ‘듣기 좋다.’라는 말인데, 향기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들디됴해’로 보았다. 이는, ‘들어가기 좋고’라는 뜻이다. 중장을 본다. ‘백운’은 ‘하얀 구름’이고, ‘재산’은 ‘산에 있으니’이다. 여기에서 자연은 ‘풍경’으로 보았다. 그러니 보기가 좋다. 종장을 본다. ‘피미일인’은 ‘저 아름다운 분’인데, 곧 임금님을 나타낸다. 잊지 못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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