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 山前에 有臺하고/ 이 황
[원본]
山前에 有臺하고 臺下에 流水이로다
떼 만흔 갈며기난 오명가명 하거든
엇더타 皎皎白駒는 머리 마음 하난고.
[역본]
산 앞에 돈대 있고 돈대 아래 흐르는 물
수많은 갈매기는 오락가락 노니는데
그 어찌 흰 망아지는 멀리 마음 두는가.
[감상]
이황(李滉 1501~ 1570)은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字)는 ‘경호’(景浩)이고 호(號)는 ‘퇴계’(退溪) 또는 ‘퇴도’(退陶) 및 ‘도수’(陶搜)이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여러 벼슬을 거치고 1546년 양진암에서 독서에 전념하였는데 이 때에 ‘퇴계’라는 별호를 사용하였다. 1561년 도산서당을 지었고 1568년 판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고 한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초장을 본다. ‘산전’은 ‘산 앞에’이고, ‘유대’는 ‘돈대가 있고’이며, ‘대하’는 ‘돈대 아래’이고 ‘유수’는 흐르는 물‘이다. 즉, 물이 흐르는 곳에 돈대가 있다는 말이다. 중장을 본다. ’떼 만흔‘은 ’많은 무리‘를 가리키고, ’오명가명‘은 ’오락가락‘이다. 물이 흐르고 있으니 갈매기가 모인다. 종장으로 간다. ’교교백구‘는 ’현인이나 성자가 탄다는 새하얀 망아지‘를 가리킨다고 한다. 그리고 ’머리 마음 하난고.‘는 ’멀리 마음을 두는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렇듯 멋진 풍경인데, 흰 망아지만 왜 그러할까.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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