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 春風에 花滿山하고/ 이 황
[원본]
春風에 花滿山하고 秋夜에 月滿臺라
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魚躍鳶飛 雲影天光이야 어내 그지 이슬고.
[역본]
봄바람에 가득 산꽃, 가을밤에 꽉 돈대 달
네 계절도 좋은 흥취, 사람이나 마찬가지
하물며 생동과 조화야 어찌 다함 있겟는가.
[감상]
이황(李滉 1501~ 1570)은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字)는 ‘경호’(景浩)이고 호(號)는 ‘퇴계’(退溪) 또는 ‘퇴도’(退陶) 및 ‘도수’(陶搜)이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여러 벼슬을 거치고 1546년 양진암에서 독서에 전념하였는데 이 때에 ‘퇴계’라는 별호를 사용하였다. 1561년 도산서당을 지었고 1568년 판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고 한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초장을 본다. ‘춘풍’은 ‘봄바람’이고 ‘화만산’은 ‘산에 꽃이 만발함’이며, ‘추야’는 ‘가을밤’이고 ‘월만대’는 ‘달이 돈대에 가득함’이다. 봄과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거론하였다. 중장을 본다. ‘사시가흥’은 ‘네 계절의 아름다운 흥취’를 말한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때에 따라 그 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마릴 듯싶다. 종장으로 간다. ‘어약연비’는 ‘물고기는 뛰고 소리개는 난다.’라는 말인데, ‘힘찬 모습’이고, ‘운영천광’은 ‘구름 그림자와 밝은 햇빛’인데 ‘조화를 이룬 상태’이다. 바로 생동과 조화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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