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 古人도 날 못보고/ 이 황
[원본]
古人도 날 못보고 나도 古人 못뵈
古人을 못뵈와도 녀던 길 알패 잇네
녀던 길 알패 잇거든 아니 녀고 엇덜고.
[역본]
옛 성현도 날 못 보고 나도 그분 못 뵈었네
옛 성현 못 뵈어도 가신 길이 앞에 있네
그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아니 가고 어찌할까.
[감상]
이황(李滉 1501~ 1570)은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字)는 ‘경호’(景浩)이고 호(號)는 ‘퇴계’(退溪) 또는 ‘퇴도’(退陶) 및 ‘도수’(陶搜)이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여러 벼슬을 거치고 1546년 양진암에서 독서에 전념하였는데 이 때에 ‘퇴계’라는 별호를 사용하였다. 1561년 도산서당을 지었고 1568년 판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고 한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초장을 본다. ‘고인’은 ‘옛 성현’을 가리킨다. 옛 성현은 글로 읽고 말로 드었을 뿐이고, 직접 뵌 적은 없다고 말한다. 이를테먄 성문(聲聞)이다. 맹자는 공자를 뵙지 못했지만, 그 학문을 제대로 이어받았다. 꼭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중자을 본다. ‘녀던 길’은 ‘가시던 길’이다. 가시던 길이 중요하지, 사람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닐까. 이제는 종장을 본다. 우리는 앞에서 성현이 가시던 길을 따라서 가면 바른 삶을 얻을 수 있다. 그러하니 그 길을 어찌 안 가겠는가.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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