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 當時에 녀든 길흘/ 이 황
[원본]
當時에 녀든 길흘 몃해를 바려두고
어듸가 단니다가 이제야 도라온고
이제나 도라오나니 년듸 마삼 마로리.
[역본]
선비 때 다니던 길, 몇 년을 버려 두고
어디 가서 다니다가 이제서야 돌아왔나
이렇게 돌아온 지금 다른 마음 안 쓰리.
[감상]
이황(李滉 1501~ 1570)은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字)는 ‘경호’(景浩)이고 호(號)는 ‘퇴계’(退溪) 또는 ‘퇴도’(退陶) 및 ‘도수’(陶搜)이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여러 벼슬을 거치고 1546년 양진암에서 독서에 전념하였는데 이 때에 ‘퇴계’라는 별호를 사용하였다. 1561년 도산서당을 지었고 1568년 판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고 한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초장을 본다. ‘당시’는 ‘벼슬길에 오르기 이전’을 가리킨다. 그리고 ‘녀든 길’은 ‘성현이 다니던 길’인데, ‘학문 수행의 길’을 말한다. 나는 이를 ‘선비 떼 다니던 길’이라고 요약했다. 중장을 본다. ‘어듸가 단니다가’는 ‘어디 가서 다니다가’라는 말인데, ‘그 동안의 벼슬살이’를 나타낸다. 즉, ‘벼슬살이를 하느라고 바삐 지내다가’라는 뜻이다. ‘어듸’는 ‘어디에’이고, ‘벼슬길’을 말한다. 종장으로 간다. ‘년듸 마삼’은 ‘년데 마음’인데, ‘다른 곳에 마음’으로 ‘벼슬하고자 하는 마음’을 뜻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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