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 구졀쥭장 뿌리채 담속 뽀바/ 작가 미상
[원본]
구졀쥭장 뿌리채 담속 뽀바 모진 청셕의 탈탈 터러 걱구로 집고
산이야 믈니야 한츌쳠배 임 차져 간니
그 곳대 운무 자욱하기로 아모란 쥴 (모른다.)
[역본]
마디 많은 대를 뽑아 탈탈 털어 돌려 짚고
산이야 냇물이야 등 땀으로 임 찾으니
그 곳에 낀 구름 안개로 어디인지 모르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구졀쥭장’은 ‘구절죽장’(九節竹杖)인데, ‘마디가 아홉 개인 대나무로 만든, 승려가 짚는 지팡이’라고 한다. ‘담속’은 ‘담쏙’이라는 말인데, ‘손으로 조금 탐스럽게 쥐거나 팔로 정답게 안는 모양’을 가리킨다. 그리고 ‘모진 청셕’은 ‘모진 청석(靑石)’으로, ‘모가 진 푸른 돌’이다. ‘걱구로’는 ‘거꾸로’이고, ‘뿌리 쪽을 잡는다.’라는 말이다. 쓸데없는 말이 들어가 있어서 뺄 건 빼버렸다. 중장으로 간다. ‘한츌쳠배’는 ‘한출첨배’(汗出沾背)인데, ‘몹시 부끄럽거나 무서워서 흐르는 땀이 등을 적심’을 뜻한다. 임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산이고 물이고 가릴 것 없이 찾아다니는 그 마음이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운무’(雲霧)는 글자 그대로 ‘구름과 안개’를 이르는 말이다. 사람의 눈을 가리고 지식이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임을 찾겠다는 마음에 이곳 저곳으로 다니는데, 구름과 안개가 끼어서 그 짓마저도 못하게 한다. 그 맘을 어쩌지?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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