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그리고 못볼졔는/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3. 2. 08:34

335. 그리고 못볼졔는/ 작가 미상

 

[원본]

 

그리고 못볼졔는 一但相思 뿐이러니

보고 여흰 은 밋치거다 九曲肝腸

져 님아 내 헌말 잇지말고 變改업시 (하여라.)

 

 

 

[역본]

 

그리워도 못 볼 때는 한 생각일 뿐일 텐데

잠시 보고 보낸 정은 맺히었네 깊은 마음

임이여 내 말 잊지 말고 바뀜 없이 하세요.

 

 

 

[감상]

 

  초장을 본다. ‘일단상사오직 한 가지만 그리워하며 생각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어찌 안 그렇겠는가. 오직 그 가슴에 그리움만 가득한데,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있겠는가. 그리움 바로 그 생각뿐일 터이다. 마치 한껏 부푼 고무풍선을 보는 듯싶어서 언제 터질지 아슬아슬하다. 이 느낌은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중장으로 간다. 더군다나 잠시 만나고 나서 보냈을 경우엔 더욱 그 정이 맺히게 된다. 말하자면 감질이 난다고나 해야 할까. ‘감질’(疳疾)무엇을 몹시 먹고 싶거나 가지고 싶거나 하고 싶어서 애가 타는 마음을 가리킨다. ‘여흰멀리 떠나보내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구곡간장굽이굽이 서린 창자라는 뜻으로 깊은 마음 속 또는 시름이 쌓인 마음 속을 나타낸다. 종장으로 간다. ‘변개변하여 바꿈을 가리키는 말이다. ‘내 헌말은 무엇인가. 초장에서는 그리움이 터질 지경이 되었다는 말이고, 중장에서는 맺힌 정을 말했다. 그러니 그 말들을 잊지 말고 빨리 오라고 한다(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