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그리고 못볼졔는/ 작가 미상
[원본]
그리고 못볼졔는 一但相思 뿐이러니
暫보고 여흰 情은 밋치거다 九曲肝腸
져 님아 내 헌말 잇지말고 變改업시 (하여라.)
[역본]
그리워도 못 볼 때는 한 생각일 뿐일 텐데
잠시 보고 보낸 정은 맺히었네 깊은 마음
임이여 내 말 잊지 말고 바뀜 없이 하세요.
[감상]
초장을 본다. ‘일단상사’는 ‘오직 한 가지만 그리워하며 생각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어찌 안 그렇겠는가. 오직 그 가슴에 그리움만 가득한데,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있겠는가. 그리움 바로 그 생각뿐일 터이다. 마치 한껏 부푼 고무풍선을 보는 듯싶어서 언제 터질지 아슬아슬하다. 이 느낌은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중장으로 간다. 더군다나 잠시 만나고 나서 보냈을 경우엔 더욱 그 정이 맺히게 된다. 말하자면 감질이 난다고나 해야 할까. ‘감질’(疳疾)은 ‘무엇을 몹시 먹고 싶거나 가지고 싶거나 하고 싶어서 애가 타는 마음’을 가리킨다. ‘여흰’은 ‘멀리 떠나보내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구곡간장’은 ‘굽이굽이 서린 창자’라는 뜻으로 ‘깊은 마음 속 또는 시름이 쌓인 마음 속’을 나타낸다. 종장으로 간다. ‘변개’는 ‘변하여 바꿈’을 가리키는 말이다. ‘내 헌말’은 무엇인가. 초장에서는 그리움이 터질 지경이 되었다는 말이고, 중장에서는 맺힌 정을 말했다. 그러니 그 말들을 잊지 말고 빨리 오라고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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