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젼원에 봄 츈 자 드니/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3. 8. 10:18

354. 젼원에 봄 츈 자 드니/ 작가 미상

 

[원본]

 

젼원에 봄 츈 자 드니 가지가지 꽃 화 자라

슐 한 병 가질 지 하고 시내 계변에 안질 좌하니

동자야 술 한 잔 가득 부어라 마실 음 자 (하련다.)

 

 

 

[역본]

 

앞동산에 봄이 오니 가지가지 핀 꽃이다

술 한 병 가지고서 냇물 가에 앉았구나

여보게 잔 가득 따르게 마시기나 하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전원앞동산을 가리킨다. ‘봄 츈 자 드니()이 오니이다. , ‘봄이 오니라고 풀이된다. 그리고 가지가지 꽃 화 자라가지가지에 꽃()이 피었다.’라는 뜻이다. 중심이 되는 글자를 짐짓 풀어서 써 보인 것이다. 이 작가는 그것을 멋으로 삼은 것 같다. 중장을 본다. ‘슐 한 병 가질 지 하고술 한 병을 가지고서()’이다. 그리고 시내 계변에 안질 좌하니시내 계변에 앉았구나().’라는 뜻이다. 중장의 중점 사상을 바로 ’()’()이다. 반드시 지녀야 하는 것은 술이요, 꼭 앉아야 하는 곳은 냇물 가이다. 아마도 그걸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번에는 종장으로 간다. 앞의 구()가 자못 신바람을 일으킨다. 잔에 술을 가득 따르라고 하니 그처럼 신나는 일이 이 세상에 또 있겠는가. 여기에서의 중점 사상을 마심’()이다. 그래서 이를 풀어 마실 음 자’()라고 했다. 시조도 역시 시()의 하나다. 그 나름으로 언어를 자유럽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