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 됴고만 실배암이/ 작가 미상
[원본]
됴고만 실배암이 龍의 초리 담북이 물고
高峯峻嶺을 넘단말이 잇셔이다
왼 놈이 왼 말을 하여도 님이 짐작 하시소.
[역본]
조그만 그 실뱀이 용의 꼬리 가득 물고
높은 봉 험한 고개 넘는단 말 있습니다
온 놈이 온 말 지껄여도 임은 대충 들으세요.
[감상]
초장을 본다. ‘실배암이’는 ‘실뱀’을 가리킨다. ‘아주 가느다랗고 작은 뱀’이다. ‘용의 초리’에서 ‘용’은 ‘상상적인 신령한 동물’로, 구름을 일으켜서 비를 내리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초리’는 ‘꼬리’를 가리킨다. ‘담북이’는 ‘담뿍’인데, ‘입에 가득’이라는 뜻을 지닌다. 중장으로 간다. ‘고봉준령’은 ‘높은 봉우리와 험준한 산고개’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 조그만 실뱀이 용의 꼬리를 물고 그 높은 봉우리의 험한 고개를 넘는다는 말은, 파리가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서 천리를 간다는 말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옛말에 전해 오기를 그렇다는 말이다. 자기 힘이 아니라 남의 힘에 의지해서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종장으로 간다. ‘왼 놈이’에서 ‘왼’은 ‘온’으로, ‘모두’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기에 ‘놈’이라는 말이 붙었으므로 ‘좋지 않은 사람’ 정도로 본다. ‘왼 말을 하여도’는 ‘여러 말을 하여도’ 정도로 보고 있다. ‘짐작’은 ‘일의 형편 등을 어림쳐서 헤아림’이다. 나는 이를 ‘헤아림’으로 바꾸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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