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 가마귀 검거라 말고/ 작가 미상
[원본]
가마귀 검거라 말고 해오라비 셀줄 어이
검거니 세거니 일편도 한져이고
우리난 수리 두루미라 검도 세도 아녜라.
[역본]
까마귀 검다 말고 해오라기 흴 줄 어찌
검거니 하얗거니 한 빛으로 분명하다
우리는 수리부엉이, 검지 희지 아니하네.
[감상]
초장을 본다. 까마귀를 검다고 무어라고 하지 말고, 해오라기가 흴 줄 어찌 알았겠느냐는 말이다. 그 새들이 원래 생기기를 그렇게 생긴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는 뜻이다. 남이야 모두 그 나름의 개성을 지니고 산다. 그게 무슨 나쁜 일이겠는가. 남의 일에 참견하는 나쁜 버릇을 고쳐야 한다. 중장으로 간다. 그건 그렇고, 그 새들을 보면 검거나 혹은 하얗거나 그 빛깔이 한 가지이다. 물론, 여러 빛깔을 지닌 새도 있다. 공작을 보면 펼친 날개에 아름다운 무늬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까마귀나 해오라기는 한 가지 색깔로 되어 있다. 아마도 그 까닭이 있을 성싶다. 종장으로 간다. ‘수리두루미’는 아마도 ‘수리부엉이’를 가리키는 성싶다. ‘수리부엉이’는 올빼밋과의 새인데 몸빛은 적갈색 또는 담갈색에 검은 점이 있고, 머리에는 귀 모양의 털이 양쪽으로 솟아 있다. 원래 ‘수리’라는 말은 ‘맷과 수리속에 속하는 사나운 새의 총칭’이다. 물론, 한 색깔이 아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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