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 꿈의 白鷗되여/ 김 응 정
[원본]
꿈의 白鷗되여 강상의 나라 뵌다
나 난니 채 날며난 九重天의 가런마난
굴움이 이슬이 짓터시니 날애 저질가 못나노라.
[역본]
갈매기가 꿈에 되어 강물 위로 날아 본다
그대로 나 날아가면 높은 하늘 가겠지만
구름에 이슬 짙으니 날게 젖어 못 날겠다.
[감상]
김응정(金應鼎, 1527~ 1620)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본관은 도강(道康)이고 자(字)는 사화(士和)이며 호는 해암(懈菴)이다. 그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명종비인 문정왕후가 죽었을 때를 비롯하여 명종과 선조가 죽었을 때 비록 관직은 없었지만 상복을 입고 상사에 임했다. 또,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에는 의병장을 도왔다. 현존하는 그의 시조 작품은 ‘해암문집’ 가곡조(歌曲條)에 겨우 8수만이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직첩하작차불기’(職帖下作此不起)이다. 이는, 조정으로부터 벼슬에 임명하는 사령서가 내렸으나 이 시를 지어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초장을 본다. ‘백구’는 ‘흰 갈매기’이고, ‘강상’은 ‘강물 위’이다. 이 말은 꿈에서는 벼슬 길을 가기도 했다는 뜻일 것 같다. 중장을 본다. ‘나 난니 채 날며난’은 ‘내가 날고 있는 그대로 날아가면’이고, ‘구중천’은 ‘하늘에서 가자 높은 곳’이다. 종장을 본다. 아마도 먹구름이었나 보다. 난국이다. 이럴 때는 제대로 못 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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