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 窮達 부운갓치 보야 / 권 호 문
[원본]
窮達 부운갓치 보야 世事 이저 두고
好山 佳水의 노난 뜯을
猿鶴이 내 벋 아니어든 어내 분이 아라실고.
[역본]
뜬 구름이 빈궁 영달, 세상 일을 잊어 두고
좋은 산 멋있는 물 재미나게 노는 뜻을
벗 아닌 원숭이와 학이니 어느 분이 아실까.
[감상]
권호문(權好文 1532~ 1587)은 조선 선조 때의 학자이다. 본관은 안동(安東), 자(字)는 ‘장중’(章仲)이고 호(號)는 ‘송암’(松巖)이다. 1561년 진사시에 합격하고, 청성산(靑城山) 아래에 ‘무민재’(無悶齋)를 짓고 은거했으며, 이황(李滉)을 스승으로 모셨는데 동문들은 그의 학행을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훗날, 내시교관(內侍敎官) 등에 제수되었으나 나가지 않았고 관물당(觀物堂)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는, 한거십팔곡 19 중 10번째이다. 초장을 본다. ‘궁달’은 ‘빈궁과 영달’을 말하고, ‘부운’은 ‘뜬 구름’을 뜻한다. ‘세사’는 글자 그대로 ‘세상 일’이다. 우리가 잘 살거나 못 사는 게 모두 뜬 구름이다. 그러니 세상 일은 잊는다. 중장을 본다. ‘호산 가수’는 ‘좋은 산 아름다운 물’이다. 나는 이를 소리걸음에 맞춰서 ‘멋있는 물’이라고 풀었다. 그리고 뒤의 구(句)도 부족하여 ‘재미나게’를 보충했다. 종장을 본다. ‘원학’은 ‘원숭이와 학’이다. 자주 보지만, 벗은 아니다. 그러니 누가 알겠나.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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