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 時節이 太平토다/ 성 혼
[원본]
時節이 太平토다 이몸이 閒暇커니
竹林深處에 午鷄聲 아니런들
기피든 一場華胥夢을 어늬 벗이 깨오리.
[역본]
이 때가 편안하다 이 몸도 느긋하니
대나무 숲 깊은 낮에 닭 울음이 아니라면
깊이 든 화서 씨의 꿈, 어느 벗이 깨우리.
[감상]
성혼(成渾 1535~ 1598)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자(字)는 ‘호원’(浩原)이고 호(號)는 ‘우계’(牛溪) 또는 ‘묵암’(默庵)이라고 한다. 17세 때에 생원시와 진사시에 합격하고, 그 뒤에 감시 초시에 합격했으나 병으로 복시를 못 치렀으며, 그 뒤로 관직에 나가는 것 대신에 학문 연구에 힘썼는데, 1573년 공조좌랑 등의 관직을 거치고 1581년 내섬시청정이 되었으며 1594년 의정부 좌참찬에 임명되었다고 한다.
초장을 본다. ‘시절’은 ‘일정한 시기나 때’이고, ‘태평’은 ‘나라나 세상이 안정되어 걱정없고 편안한 상태’이며, ‘한가’는 ‘틈이 있어 여유가 있다는 말’이다. 중장으로 간다. ‘죽림심처’는 ‘대나무 숲 깊은 곳’을 가리키며, ‘오계성’은 ‘한낮의 닭울음 소리’이다. 무료함을 달래려는지, 한낮에 닭이 울음을 운다. 종장으로 간다. ‘일장화서몽’은 ‘중국 고대 황제가 꾸었다는 꿈’이다. 즉, 꿈 속의 화서씨(華胥氏) 나라에서 이상 국가를 발견하고 깨어난 후에 그 도를 펼쳐 천하를 잘 다스렸다고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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