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 배골하 섧다하야/ 고 응 척
[원본]
배골하 섧다하야 畵餠이 긔 됴호랴
終日 談河인달 止渴을 엇지하료
진실로 富潤屋하면 窮타한달 얻더하료.
[역본]
굶주려서 섧다 하여 그림의 떡 뭐가 좋아
하루 내내 잇는 얘기, 목마름을 어찌 끝내
재물로 집을 빛내면 가난해도 어떤가.
[감상]
고응척(高應陟 1531~ 1605)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시인이다. 자(字)는 ‘숙명’(叔明)이고 호(號)는 ‘두곡’(杜谷) 또는 ‘취병’(翠屛)이라고 한다. 1561년 식년문과에 급제하였고, 이듬해 ‘함흥교수’가 되었으나 1563년 사직한 뒤에 한동안 시골에 묻혀 살았으며 1595년 풍기군수 등을 역임하고 낙향하였으며 1605년 경주부윤으로 부임했으나 바로 사임했다고 한다. 그의 시조는 ‘두곡집’에 28수가 전하고 있다.
이는 성의곡(誠意曲)이다. 초장으로 간다. ‘배골하’는 ‘굶주려서’라는 말이다. 그리고 ‘화병’은 ‘그림 속의 떡’이다. 아무리 굶주렸다고 하더라도 ‘그림의 떡’이 무슨 소용인가.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 한 숟갈이 더 급하다. 중장으로 간다.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한다고 마음의 목마름을 그치게 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서 ‘담하’(談河)가 ‘담하’(談何)로 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도 뜻은 같다. 종장으로 간다. ‘부윤옥’은 ‘부유하면 집을 빛나게 한다.’라는 말인데, 이는 ‘베풂’을 나타낸다. 이게 중요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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