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 날이 저물거날/ 권 호 문
[원본]
날이 저물거날 나외야 할닐 업서
松關을 닫고 月下애 누어시니
世上애 뜻글마음이 一毫末도 업다.
[역본]
하루가 저무니까 도무지 할 일 없어
소나무 문 아예 닫고 달빛 아래 누웠으니
세상에 티끌 마음이 한 털끝도 없구나.
[감상]
권호문(權好文 1532~ 1587)은 조선 선조 때의 학자이다. 본관은 안동(安東), 자(字)는 ‘장중’(章仲)이고 호(號)는 ‘송암’(松巖)이다. 1561년 진사시에 합격하고, 청성산(靑城山) 아래에 ‘무민재’(無悶齋)를 짓고 은거했으며, 이황(李滉)을 스승으로 모셨는데 동문들은 그의 학행을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훗날, 내시교관(內侍敎官) 등에 제수되었으나 나가지 않았고 관물당(觀物堂)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는, 한거십팔곡 19 중 13번째 작품이다. 초장을 본다. ‘나외야’는 ‘도무지’라는 말이라고 한다. 날이 저물어 버리니 도무지 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중장을 본다. ‘송관’은 ‘소나무 가지로 엮은 문’을 말한다. ‘닫고’는 중장 둘째 소리마디로 적당하지 않아서 ‘아예’를 첨가했다. ‘뤌하’는 ‘달 아래’인데, 실감 있게 ‘달빛 아래’라고 했다. 이번에는 종장으로 간다. ‘뜻글마음이’는 ‘티끌 마음이’인데, ‘티끌 같은 마음’을 나타낸다. ‘일호말’은 ‘털끝만큼도’라는 말인데, ‘한 털끝도’라고 풀이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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