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8. 白雪이 자자진 골애/ 김 응 정
[원본]
白雪이 자자진 골애 뵈옷애 보션벗고
墳墓우희 눈 쓰다가 뷔 안고 우난 뜻은
어대셔 발 스려 울니요 말삼 아니 하실새 우노라.
[역본]
흰 눈이 마른 골에 베옷 입고 버선 벗고
무덤 위에 눈 쓸다가 자루 안고 우는 뜻은
어디서 발 시려 우나요 말씀 없어 울지요.
[감상]
김응정(金應鼎, 1527~ 1620)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본관은 도강(道康)이고 자(字)는 사화(士和)이며 호는 해암(懈菴)이다. 그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명종비인 문정왕후가 죽었을 때를 비롯하여 명종과 선조가 죽었을 때 비록 관직은 없었지만 상복을 입고 상사에 임했다. 또,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에는 의병장을 도왔다. 현존하는 그의 시조 작품은 ‘해암문집’ 가곡조(歌曲條)에 겨우 8수만이 전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소분설’(掃墳雪)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즉, ‘무덤 위의 눈을 쓸면서’이다. 이는, 부모님의 묘소에 쌓인 눈을 쓸면서 지은 작품이다. 초장을 본다. ‘백설’은 ‘무덤 위에 쌓인 흰 눈’이다. ‘자자진’은 ‘점점 말라서 없어지게 된’이라는 말이다. ‘뵈옷애’는 ‘베옷’이다. 중장을 본다. ‘분묘’는 ‘시신이나 유골을 땅에 묻고 둥그렇게 흙을 쌓아 올리거나 비석을 세워 표시를 한 곳’을 일컫는다. ‘뷔’는 ‘빗자루’이다. 종장을 본다. 발이 시려워서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그리움 때문이란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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