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등나무 그늘에 앉아서
김 재 황
눈을 감고 있노라면 세거리가 나타나고
그 옆길로 들어서면 우리 마을 80번지
대문 앞 우물가에는 보랏빛 꿈 피었다네.
이웃들만 겨우 알던 장미꽃 댁 첫째아들
덩굴줄기 오르면서 어린 꿈을 키웠는데
집 마당 한가운데로 둥근 향기 고였다네.
문화주택 꽉 들어찬 동네 골목 넓게 쓸면
남의 일도 내 일처럼 서로 밝게 등을 켜고
은은히 귓전 적시던 은광교회 그 종소리.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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