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시린 청첩
김 재 황
친구는 떠났지만 남아 있는 끈 한 자락
꽤 멀리 나앉은 날, 잠 깨우듯 당겨 끄니
‘그립다.’ 그 한마디에 구름 밟고 갔느니라.
외진 곳에 빛이 닿아 청사초롱 밝힌 자리
덩굴째인 복덩일까 그 며느린 뺨 붉은데
달인 양 시어머니는 젖은 미소 꽉 물었네.
넋이라도 궁금해서 오지 않고 배겼겠나?
신바람을 손에 쥐고 그저 허허 앉았다가
‘거베라’ 짙은 향기에 큰 재채기 했으렷다.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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