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산 하나를 지닌 당신/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1. 16. 05:19

[워낭 소리] 편

 

          산 하나를 지닌 당신

 

                                                  김 재 황

 

 

뜻한 대로 열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이제 당신 앙가슴에 산 하나를 쌓고 있다,

한여름 더위에서도 녹지 않는 그 설산.

 

추운 마음 달래면서 홀로 착함 나른 당신

저 하늘 끝 치받듯이 산봉우리 솟은 위로

채찍에 구부러진 길 기다랗게 나 있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 오르고 또 오르지만

온통 폭설 내린 날에 산 하나가 지워지면

당신은 눈을 안는다, 빙산만큼 차라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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