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전동차 어느 경로석 풍경/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1. 17. 05:21

[워낭 소리] 편

 

    전동차 어느 경로석 풍경

 

                                               김 재 황

 

 

땅거미 깔렸을까, 아무래도 늦은 저녁

칠순쯤은 바로 넘긴 할머니들 열댓 명이

우르르 긴 소매 끌며 차 안으로 들어섰네.

 

경로석에 앉아 있던 젊은 사람 비켜나고

정말 빨리 몇 명이야 앉을 자리 찾았지만

선 채로 깨 볶는 얘기 그칠 줄을 몰랐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척 보아서 아는 풍경

여학교 동창인 줄, 모르는 이 없을 텐데

까르르 제 배꼽 쥐고 소녀인 양 꽃피우네.

 

그래요, 후배 분들! 늙은 티를 버리세요.

나이 또한 크게 보면 다만 숫자 아니겠소!

아셨죠? 맘먹기 따라 떠난 젊음 오는 것을!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