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운현궁의 봄
김 재 황
열린 대문 들어서니 봄 햇살이 가득한데
그 뜰에는 큰 나무가 헛기침을 높게 뱉고
수직사 세운 쪽으로 퍼런 서슬 맴돈다.
늘그막을 대원군이 보냈다는 저 사랑채
어디선가 바람결에 묵은 묵향 날리는 듯
노안당 멋진 글씨에 내 발걸음 멎는다.
여인네가 머물렀던 노락당과 또 이로당
두 귀 열고 둘러보면 두런두런 말소리들
오죽의 푸른 잎들이 지난 때를 훔친다.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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