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북극 백곰에 관한 생각
김 재 황
얼음뿐인 벌판에서 아름답게 살아가고
그 커다란 몸뚱이와 강한 발톱 지녔으니
모두가 부러워하는 존재였다, 전에는.
배고프면 먹이 잡고 나른하면 잠을 자고
무엇 하나 안 아쉬운 은둔자라 여겼건만
모든 게 크나큰 착각, 그 삶 또한 독했다.
물범을 닷새마다 꼭 잡아야 산다는데
흔하지도 않거니와 빠르기는 좀 빠른가,
번번이 허탕을 치니 허기진다, 꼬르륵.
힘 빠지면 허덕허덕 달리기도 쉽지 않고
못 먹으니 그야말로 마주 붙는 뼈와 가죽
다시는 깰 수 없는 잠 깊이 든다, 마침내.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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