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 전기

우리말 공부를 깊이 있게 도와주는 나폴레옹 이야기(4)

시조시인 2005. 12. 19. 00:47
 

 벼랑 앞에 다다랐습니다. 이제는 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손을 뻗어서 무지개를 잡아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발이 미끄러지면서 몸이 앞으로 기우러졌습니다.

 뒤에서 따라오던 친구가 그를 보고 “조심해!”라고 외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이제는 속수무책입니다. ‘속수무책’(束手無策)이란, 원래는 ‘손을 묶여서 도무지 일할 방도가 없음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어찌할 도리가 없이 꼼짝 못할 상황일 때에 쓰는 말’이 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의 몸이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지게 되자, 친구는 서둘러서 벼랑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멀리 돌아서 마음을 졸이며 허겁지겁 달려 내려갔는데, 놀랍게도 그 아래에 그가 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친구는 곁으로 가서 근심어린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어디 다친 데는 없니?”

 나폴레옹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져서 귀가 ‘절벽’이 되었나 보다고 친구는 생각했겠지요. ‘절벽’이란, ‘바위가 바람벽처럼 깎아 세운 듯이 솟아 있는 험한 낭떠러지’를 뜻하는 반면, ‘귀가 어두워서 잘 듣지 못하는 상태나 그러한 귀’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폴레옹은 조그만 주먹을 힘껏 쥐고 있었지요. 그 모습으로 미루어서 끓어오르는 화를 참고 있는 듯했습니다. 맞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는 눈물을 닦으려고 하지도 않고, 저 멀리 바다로 달아나 버린 무지개를 노려볼 뿐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막간을 이용하여 ‘눈물’ 이야기를 더해 볼까 합니다. ‘막간을 이용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이는, 연극 상연 도중의 막과 막 사이에 잠시 쉬는 시간을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일을 하다가 잠시 짬을 내어 다른 일을 하는 경우를 뜻하게 되었지요.

 사람은 기쁘거나 슬프거나 또는 억울할 때에 눈물을 흘립니다. ‘억울’(抑鬱)이란, ‘분하고 답답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아, 그런데 눈물이 왜 나오는 걸까요? 눈물의 역할은 ‘늘 조금씩 분비되어 각막이나 결막을 추기어 줌으로써 먼지 따위를 씻는 데 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눈물은 각종 자극이나 정신적인 감동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분비가 촉진된다고 합니다. 성분은 거의가 물이며, 아주 적은 양의 염분이나 단백질 및 당류 외에도 살균작용을 하는 ‘라이소자임’이라고 하는 효소도 약간 들어 있다고 하는군요.

 어린 나폴레옹은, 정신을 가다듬은 듯, 땅에 있는 돌을 작은 돌을 주워서 무지개를 향해 힘껏 던졌습니다. 한 번으로는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몇 번이고 돌을 주워서 자꾸 던졌습니다. 그리고는 ‘나쁜 무지개’라고 크게 소리치며 눈을 부릅떴습니다. 그러자 눈물이 다시 주룩주룩 흘러내렸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렸지요.

 무지개를 잡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리던 나폴레옹의 모습에서 우리는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정신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백절불굴’은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음’을 나타냅니다. 다른 말로, ‘백절불요’(百折不撓)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이 정신으로써 나폴레옹은 그 후에 황제가 되어 프랑스를 다스렸고, 유럽에 군림하면서 찬란한 업적을 쌓았습니다.(김재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