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시카 만세!”
“코르시카 독립 만세!”
사람들은 모두 거리로 몰려 나와서 ‘환호성’을 쳤습니다. ‘환호성’(歡呼聲)이란, ‘기쁘고 반가워서 지르는 소리’입니다. 어찌 안 그렇겠어요? 독립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모두들 ‘환호작약’하였겠지요. ‘환호작약’(歡呼雀躍)은, ‘기뻐서 소리치며 날뜀’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감격의 도가니로 화했을 겁니다. ‘도가니’는, ‘주로 쇠붙이를 녹이는 데 쓰는, 단단한 흑이나 흑연 따위로 만든 우묵한 그릇’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강한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여러 사람이 들끓는 상태를 비유하여 쓰는 말’이 되었지요.
이제는 코르시카의 모든 사람들이 잔뜩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정정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요. 정정당당(正正堂堂)하다는 그 말 그대로, 그들의 모습이 꿀림이 없이 바르고 떳떳하게 보였을 겁니다. 스스로 독립을 ‘쟁취’하다니요. 너무나 장하고 멋집니다. ‘쟁취’(爭取)는 ‘싸워서 얻음’을 이르는 말이고, ‘장(壯)하다’는 ‘한 일이 매우 대단하고 훌륭하다’는 듯이며, ‘멋지다’는 ‘아주 멋있다’를 의미합니다. ‘독립’이라는 말만 들어도, 나는 콧등이 시큰합니다. 우리의 ‘팔일오’가 생각나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용감한 ‘광복군’도 독립을 이룩하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광복군(光復軍)은 중화만국의 충칭(重慶)에서 창설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입니다. 공식적인 이름은 ‘한국광복군’이었지요. 1937년에 창설계�을 세웠으나, 안타깝게도 중일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지연되어, 1940년에야 비로소 광복군 총사령부의 창설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임시정부는 광복군을 창설한 이듬해인 1941년 11월에 ‘건국강령’을 발표함으로써 ‘스스로의 힘으로 이민족의 전제를 전복한다.’는 자주독립 노선을 내외에 천명했습니다. ‘강령’(綱領)이란 ‘정당이나 단체 등에서 그 기본목표와 정책 및 운동규범 등을 정한 것’을 가리키고, ‘천명’(闡明)이란 어떤 진리나 사실 따위를 ‘드러내서 밝힌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 강령을 실천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광복군의 본토 진격작전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 실현 직전에 그만 일본이 연합군에게 항복하고 말았지요. 그로 인해서 전후의 우리나라 독립문제에 대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발언권을 얻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광복군은 광복 후에 미군정 당국의 요구로 무장을 해제한 채로 귀국하였으며, 1946년에는 억울하게 해체되었습니다.
우리와는 달리, 코르시카 사람들은 자기들의 힘으로 독립을 얻었습니다.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은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파오리’를 통치자로 뽑았습니다. 그로써 어엿이 코르시카 나라를 코르시카 사람이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한편, 제노바는 심사가 꼬였을 겁니다. ‘심사가 꼬인다.’는 ‘심술궂은 생각이 계속 일어난다.’라는 뜻입니다. 그렇지요. 배알이 뒤틀렸을 겁니다. ‘배알’은 ‘창자’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그러므로 ‘배알이 뒤틀린다.’는, ‘창자가 뒤틀려서 아프다.’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일이 비위에 맞지 않기 때문에 눈꼴이 사납게 느껴질 때, ‘배알이 꼬인다.’거나 ‘배알이 뒤틀린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노바는 돈을 받고 코르시카를 프랑스에 넘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얼토당토않은 일입니다. ‘얼토당토않다’는, ‘도무지 가당하지 않다’라는 뜻입니다. 해코지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못된 제노바입니다. ‘해코지’는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지요. 그리고 ‘직성이 풀리다’에서 ‘직성’(直星)은, 사람의 나이에 따라 그의 운명을 맡아보는 별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 별은 모두 9가지가 있습니다. 즉, 제웅직성, 토직성, 수직성, 금직성, 일직성, 화직성, 계도직성, 월직성, 목직성 등이 모두 그들입니다. 그 별들이 차례로 돈다고 합니다. 즉, 남자는 열 살에 제웅직성이 돌기 시작하여 차례로 돌고, 여자는 열한 살에 목직성이 돌기 시작하여 차례로 돈다는군요. 민간 습속에서는 이 직성의 변화에 따라 운명의 길흉이 결정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흉한 직성의 때가 끝나고 길한 직성이 찾아오면 운수가 잘 풀려서 만사가 잘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직성이 풀리다’라는 말이 그저 ‘소원이나 욕망 따위가 제 뜻대로 이루어져서 마음이 흡족하고 편한 상태’를 이르는 말로 되었습니다.
심술궂은 제노바도 제노바려니와, 더욱 가관인 것은 프랑스라는 나라입니다. 또 여기에서 잠깐! ‘가관’(可觀)은 본래 ‘볼 만하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으로 볼 만하다는 감탄의 뜻이 완전히 거꾸로 되어서 ‘꼴보기 좋다.’거나 ‘구경거리가 될 정도로 우습고 격에 맞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남의 말이나 행동이 꼴답지 않을 때에 비웃는 말’입니다.(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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