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바령’이란 ‘제노바의 식민지’라고 알면 되겠어요. ‘제노바’는, 중세에 유명하였던 해상도시국가입니다. 이탈리아에는 그 당시에 여러 해상국가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제노바를 대표로 꼽을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프랑스군에게 패배한 다음해인 1769년, 샤를과 레티치아는 세번째 아들을 낳았습니다. 샤를은 그 아들의 이름을 ‘나폴레옹’이라고 지었습니다. ‘나폴레옹’이란 말은 이탈리아어로 ‘황야의 사자’라는 뜻입니다.
나폴레옹이 태어난 곳은, 코르시카의 주도인 ‘아야초’입니다. ‘아야초’는 이탈리아 말이며, 프랑스 말로는 ‘아작시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태어난 날은, 놀랍게도 우리의 광복절인 8월 15일입니다. 이렇듯 특별한 날에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심장합니다. ‘의미심장’(意味深長)이란, ‘그 뜻이 썩 깊음’을 나타냅니다. 하기야, 그 일을 ‘오비이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오비이락’(烏飛梨落)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기’입니다. 즉, 아무 관계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 다른 일과 때가 같으므로 무슨 관련이 있는 것처럼 혐의를 받게 되는 것‘을 일컫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아야초’는 나폴레옹의 고향입니다. 고향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의미기 있습니다. ‘월조소남지’라는 옛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월조소남지’(越鳥巢南枝)란, ‘월나라는 남쪽나라인데, 그 나라에서 온 새는 언제나 고향과 가까운 가지에 앉아 있다.’는 뜻으로, ‘고향을 잊기 어려움’에 대한 비유의 말입니다. 그 밖에도, ‘수구초심’(首邱初心)이란 말이 있지요. 이는, ‘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향한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지요.
그러면 지금부터 나폴레옹의 형제자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샤를과 레치티아 사이에는 5남2녀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소문으로는 그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낳았다고 합니다. 첫째 아이는 아들이었는데, 1765년에 태어났으나, 그날 바로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째 아이는 딸이었는데, 1767년에 태어났지만, 그 아이 역시 태어나자마자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어, 1768년에 태어난 조제프가 ‘명실공히’ 장남이 되었습니다. ‘명실공(名實共)히’는 ‘알려진 이름과 실제의 내용이 꼭 같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나폴레옹이 태어났지요. 그러므로 나폴레옹은, 태어나기는 넷째요, 아들로는 셋째이며, 공식적으로는 차남입니다. 좀 복잡하지요. 여기에서 ‘공식’(公式)이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규정되었거나 인정된, 공적인 방식’을 가리킵니다.
공식적인 5남2녀를 자세히 말하면, 장남은 ‘조제프’이고 차남은 ‘나폴레옹’이며 삼남은 ‘뤼시앵’ 이고 사남은 ‘루이’이며 오남은 ‘제놈’입니다. 그리고 장녀는 ‘카롤린’이고 차녀는 ‘콘스탄스’라고 밝혀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그 자녀가 모두 ‘6남5녀’라는 소문이 있지요. 아마도 아들 하나와 딸 셋은 낳자마자 사망했거나 아주 어렸을 때에 여의었다는 게 맞을 겁니다. ‘여의다’는 ‘죽어서 이별하다’라는 뜻이 있고, ‘시집보내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다산입니다. ‘다산’(多産)은 ‘많은 아이를 낳는 것’을 말합니다. 예로부터 가난한 집안에는 자식이 많다고 했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는군요. ‘다산’이라면 우리 집도 만만찮습니다. ‘만만찮다’는 ‘만만하지 아니하다’의 줄임말입니다. ‘만만하다’가 ‘다루기에 손쉬워 보인다.’라는 의미이니, ‘만만하지 아니하다’의 의미를 잘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부모님도 슬하에 6남4녀를 두셨거든요. ‘슬하’(膝下)란, ‘부모님의 무릎 아래’라는 뜻으로, 본래는 ‘자식이 부모를 부를 때에 쓰던 말’입니다. 지금은 ‘어버이나 조부모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라든가 ‘어버이의 곁’ 등으로의 뜻으로 쓰입니다.(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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