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22. 지팡이 지팡이 김 재 황 네 걸음은 구름처럼 가벼웠다. 길이 멀고 험할수록 너는 나보다 한 발짝 앞에서 이 땅의 시린 가슴 조심스레 두드려 가며 산을 만나면 산을 넘고 강과 마주치면 강을 건넜다. 그래도 내 젊음이란 천방지축이어서 내민 네 손길 뿌리치고 저만치 홀로 달려가 보기도 했었지만, 결국 작은 .. 시 2008.10.17
(자선시 30편) 20. 못생긴 모과 못생긴 모과 김 재 황 너는 민주주의를 신봉하였다. 나는 무심코 네 옆을 스쳐 갔고 너는 길거리 좌판 위에서 자유롭게 뒹굴면서 지내었다. 한 떼의 젊은이들이 길거리에서 민주주의를 목청 높여 외칠 때에도 너는 생긴 대로 그렇게 놓여 있었다. 나는 그러한 평화가 보기에 좋아서 걸음을 멈추고 손을.. 시 2008.10.14
한 해를 보내며 마주잡은 손 김 재 황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멀리 산은 첩첩 흘리고 지나온 날들이 가늘게 뻗은 길에 씨앗처럼 박혀서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고 있구나. 아지랑이의 손짓 따라 한 아이가 아장아장 꽃밭으로 들어서던 일 호랑나비 날아간 들길을 질러 키 큰 여인이 가물가물 멀어지던 일 푸른 꿈.. 빛을 향하여 200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