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1. 겨울 산을 오르면 겨울 산을 오르면 김 재 황 거기, 고요가 살고 있다. 해묵은 기침 소리 모두 잠재우고 두툼한 햇솜이불 넓게 깔아놓고 하얀 숨결이 날개를 접고 있다. 낮아서 더욱 아늑한 자리 시린 바람 불어서 한껏 자유로운 곳 안 말해도 알아듣고 만지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분의 결코 늙지 않는 사랑 졸고 있는 산.. 시 2009.06.10
(자선시 30편) 27. 숫된 새벽 숫된 새벽 김 재 황 안개를 밟고 산을 오른다. 고요에 싸여 있는 먼동 다듬어지지 않았으므로 들쭉날쭉한 가난한 나무들, 어둠을 벗고 숲이 일어서기도 전에 벌써 기침하는 산 울림만이 손끝에 남고 찬란한 느낌으로 무릎을 꿇는다. 그분은 눈빛 찬찬히 내려다보시는데 나는 내 마음밖에 드릴 게 없어.. 시 2008.10.22
들꽃7 끈질긴 삶을 사는 질경이 김 재 황 고등학교 시절의 일이었습니다.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을 뿐만 아니라, 아주 약골로 보이는 '훈이'라는 같은 반 친구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점심시간이었다고 기억되는데, 우리 반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주먹도 가장 세어서 ‘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녀석이 같은 반.. 들꽃 2005.09.27
들꽃5 꿈속의 소녀를 그리는 참억새 김 재 황 ‘억새’라는 이름의 머슴이 있었습니다. 그의 주인은 인색하기로 소문이 난 선비였는데, 어느 날, ‘억새’를 데리고 먼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길거리에서 팥죽을 팔고 있는 여인을 만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점심때가 훨씬 지났으므.. 들꽃 200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