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1. 겨울 산을 오르면

시조시인 2009. 6. 10. 05:20

     겨울 산을 오르면


                                 김 재 황





거기, 고요가 살고 있다.

해묵은 기침 소리 모두 잠재우고

두툼한 햇솜이불 넓게 깔아놓고

하얀 숨결이 날개를 접고 있다.

낮아서 더욱 아늑한 자리

시린 바람 불어서 한껏 자유로운 곳

안 말해도 알아듣고

만지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분의 결코 늙지 않는 사랑

졸고 있는 산봉우리 멀찍이 세워두고

거기, 씨암탉 같은 고요가

온 우주를 가만히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