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3. 눈 내리는 날

시조시인 2009. 6. 13. 06:41

     눈 내리는 날


                       김 재 황


 



비워도 무거운 가지에는

어둠이 밤새도록 친친 감기고

푸른 숨결 의지한 하늘에서

우수수 우수수 별들이 떨어진다.


살기는, 산바람 힘겹게 넘는

외진 산골짝 가파른 땅

산 뒤에 또 산을 두르고

하루하루 엮어 가는 나무들의 꿈


그래도 오늘은 눈이 내린다.

날리는 눈발 속에 새로 난 길로

생각난 듯 그분이 찾아오실까.

흰 옷깃 펄럭이며 바삐 오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