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달
김 재 황
여전히 바로 그 자리에
둥근 보름달 하나 열려 있다.
작은 창밖에는
일그러진 반달이 떴다가 지고
초승달이 돌아서서 종종걸음을 쳐도
예전 그 모습 그대로
환한 보름달 하나 매달려 있다.
사랑아,
이렇듯 모진 세상을 살면서
어찌 보름달처럼 둥글기만 했겠는가.
향기롭기만 했겠는가.
그러나 마냥 기쁘게 바라보는 눈길
풀 수가 없다, 멈출 수가 없다.
설령 그대가 일그러진 반달을 꿈꾸고
종종걸음을 친다 해도
결코 눈을 떼지 않으리.
한 번 그대에게 내준 하늘에
영원히 보름달로 피어 있게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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