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4. 지지 않는 달

시조시인 2009. 6. 14. 08:10

     지지 않는 달


                        김 재 황





여전히 바로 그 자리에

둥근 보름달 하나 열려 있다.

작은 창밖에는

일그러진 반달이 떴다가 지고

초승달이 돌아서서 종종걸음을 쳐도

예전 그 모습 그대로

환한 보름달 하나 매달려 있다.

사랑아, 

이렇듯 모진 세상을 살면서

어찌 보름달처럼 둥글기만 했겠는가.

향기롭기만 했겠는가.

그러나 마냥 기쁘게 바라보는 눈길

풀 수가 없다, 멈출 수가 없다.

설령 그대가 일그러진 반달을 꿈꾸고

종종걸음을 친다 해도

결코 눈을 떼지 않으리.

한 번 그대에게 내준 하늘에

영원히 보름달로 피어 있게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