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5. 부끄러운 연꽃

시조시인 2009. 6. 15. 22:50

        부끄러운 연꽃


                               김 재 황

 





꽃 한 송이가 하품 물고 일어서서

가만히 물거울을 내려다본다.

그 안에서는 아주 꼭 닮은 얼굴이

연꽃을 올려다본다.

누가 볼세라 서로 부끄럽구나.

볼이 붉어질수록 더욱 고운 향기

사랑이여 그대로 멈추어 서서

나를 향해 모두 웃음 지어 보아요.

내 가슴은 금방 물이 들 거요.

닦아도 결코 지워지지 않을

그대 그리움의 분홍빛 물이 들 거요.

아, 인기척에 연꽃이 그만

소스라쳐서 꽃잎을 떨어뜨린다.

그러자 더운 바람 큰 손이 다가와서

내 이마를 사정없이 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