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연꽃
김 재 황
꽃 한 송이가 하품 물고 일어서서
가만히 물거울을 내려다본다.
그 안에서는 아주 꼭 닮은 얼굴이
연꽃을 올려다본다.
누가 볼세라 서로 부끄럽구나.
볼이 붉어질수록 더욱 고운 향기
사랑이여 그대로 멈추어 서서
나를 향해 모두 웃음 지어 보아요.
내 가슴은 금방 물이 들 거요.
닦아도 결코 지워지지 않을
그대 그리움의 분홍빛 물이 들 거요.
아, 인기척에 연꽃이 그만
소스라쳐서 꽃잎을 떨어뜨린다.
그러자 더운 바람 큰 손이 다가와서
내 이마를 사정없이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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