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21. 노고지리

시조시인 2008. 10. 15. 07:05

                노고지리




                                                  김 재 황


 

   따사로운 눈길 주시니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아지랑이 타고 하늘 가까이로 올라가서

  한껏 운다.

  그 가슴에 얼굴 파묻고 운다.

  겨우내 올린 기도가

  얼마나 밤하늘을 수놓았던가.

  마침내 그분이 눈길 여시니

  골짜기마다 얼음 풀리고,

  비었던 들판마다 가득한 숨결 소리

  마냥 즐거워서

  온 세상 모든 얼굴이 온달처럼 정다워서

  하늘을 등에 업고 노래한다.

  냇가 자갈밭, 그 보금자리 위로

  햇살이 봄비처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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