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1. 무궁화가 피어난다

시조시인 2008. 10. 26. 02:45

          무궁화가 피어난다

 




                                                      김 재 황


 

  동남쪽에 자리 잡아 먼동을 빗질한 마음

  놀빛 묻은 이마에는 이슬 같은 땀이 솟고

  조금씩 손을 펼치어 새아침을 열고 있다.



  알몸으로 다진 나날 이어지는 목숨의 끈

  먼저 떠난 발자국을 다시 짚어 따라가면

  점잖게 흰 옷을 걸친 얼굴들도 눈을 뜬다.



  때로는 시린 바람이 그 가슴에 몰아쳐도

  칠흑 짙은 어둠 속을 빛을 찾아 헤맨 역사

  겨레의 뜨거운 숨결이 꿈을 안고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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