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놀이
김 재 항
열두 발 상모 채가 빈 하늘을 희롱하면
막걸리 한 사발로 온 세상을 열어 놓고
농부들 어둔 가슴에 달로 뜨는 소고 소리.
두 팔로 때린 매에 몸을 떠는 서러운 몸
가난을 깔고 앉은 다북쑥도 여위는데
징 소리 둥글게 새겨 어깨춤만 휘청거린다.
종이꽃 빚어 달고 고개를 숙인 고깔들
날라리 목청 따라 산자락을 잡고 돌면
갈증에 겨운 숲길도 물빛 꿈을 풀어 뵈고-.
언제나 한 발 먼저 날아서 가는 바람을
꽹과리 휘몰이로 즐겁게 만나는 오늘
고향에 세운 농기는 무명처럼 흔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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