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28. 묵혀 놓은 가을엽서

시조시인 2008. 11. 25. 07:00

            묵혀 놓은 가을엽서

 




                                        김 재 황


 

하늘이 높아지니 물소리는 낮습니다.

지난 길이 멀어지면 귀도 멀게 된다지만

이 밤도 지친 발걸음 젖어 닿는 그대 기척.


붉게 타다 떨어지는, 꼭 단풍잎 아픔만큼

결코 떨어 낼 수 없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직껏 띄우지 못한 빛이 바랜 나의 소식.


고요를 깬 바람이 울고 있는 한겨울밤

빈 방 같은 내 마음에 차 두 잔을 따라놓고

어둠만 휘젓고 있는 그대 손을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