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나폴레옹

(107) 프랑스 병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시조시인 2008. 12. 13. 09:12

(107)

   북과 나팔 소리는 눈이 덮인 알프스의 산과 산에 메아리쳤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프랑스 병사들은 그 용맹스러운 음악에 힘을 입어서 용기를 되찾았습니다. 그 덕분에 병사들은 일심전력으로 전진하였습니다. ‘일심전력’(一心專力)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오로지 힘을 다함’을 이릅니다. 이렇게 각고면려하여 프랑스 군대는 눈에 휩싸인 알프스를 넘어서 이탈리아의 땅으로 들어갔습니다. ‘각고면려’(刻苦勉勵)는 ‘고생을 무릅쓰고 열심히 노력함’을 뜻합니다. 다른 말로는 ‘각고정려’(刻苦精勵)가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군대는, 거기에서 머무르고 있던 오스트리아 군대를 일시에 무찌르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병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방심하고 있던 오스트리아 병사들은 기절할 듯이 놀라서 머리를 감싸 안고 도망쳐 버렸습니다. ‘기절하다.’는, 공포나 슬픔이나 두려움이나 놀람 등으로 ‘한때 정신을 잃고 숨이 막히는 상태’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몸속을 흐르는 기(氣)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그 흐름이 막히면서 끊어지는 상태’를 가리키지요. 이렇게 되면 정신을 잃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숨이 막혀서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이는, 천신만고 끝에 얻은 아주 값진 승리였습니다. ‘천신만고’(千辛萬苦)는 ‘마음과 몸을 온 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씀’을 이릅니다. 다른 말로 ‘천고만난’(千苦萬難) 또는 ‘천난만고’(千難萬苦)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마렝고’(Marengo) 평원에서 오스트리아 군대는 많은 대포를 갖추어 놓고 프랑스 군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병법에는 평지에서 용병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평지에서는 편리한 곳에 위치를 점거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오른편 배후가 높은 곳이라야 하며, 앞은 험조하고 뒤는 트인 곳이라야 한다.’

‘배후’(背後)는 ‘등 뒤’를 가리키고, ‘험조(險阻)하다.’는 산길이나 지세가 ‘가파르고 험하다.’는 말입니다. 적군은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에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좋은 지형을 이미 차지하고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나폴레옹은 그들을 허장성세로 여겼습니다. ‘허장성세’(虛張聲勢)는 ‘실력이 없으면서 실상이 없는 기세로 떠벌림’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군대는 나폴레옹의 지시에 따라 적진을 향해서 돌격해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오스트리아 군대는 오른편과 왼편에서 대포와 총을 빗발치듯 쏘아댔습니다.

적을 얕보아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병법에도 ‘경적필패’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경적필패’(輕敵必敗)는 ‘적을 얕잡아보면 반드시 패배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아무리 프랑스 병사들이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공격한다고 하여도, 초연탄우에는 어쩔 도리가 없이 픽픽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임전무퇴’(臨戰無退)는 ‘전쟁에 임하여 물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고, ‘초연탄우’(硝煙彈雨)는 ‘화약 연기가 자욱하고 총알이 빗발치듯이 한다.’는 뜻으로 ‘격렬한 사격’을 이르는 말입니다.(김재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