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차 탐방]
탐방일 : 2013. 1. 27(일)
탐방지역 : 경기도 남양주시, 양주시, 포천시
(사진 지목 이정민 촬영)
양주 양지리 향나무
김 재 황
우리가 들어서니 동네 개들 모두 짖고
심지어 칠면조도 깃을 뻗고 호통인데
가까이 누가 오든지 너는 꿈에 잠겼네.
사람은 기껏해야 일백 년이 고작인데
무덤 옆 너는 어찌 오백 년도 거뜬한가,
가지들 널찍이 펴고 온 세상을 안았네.
주: 2013년 1월 27일 촬영
천연기념물 제232호
0 천연기념물 제 232호
0 소재지 :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530
0 지정일 : 1970.11.05
★ 우리는 이미 창덕궁 향나무, 선농단 향나무 그리고 천안 양지리 향나무를 탐방한 바 있지만 이번에 또 한 그루의 천연기념수 향나무를 찾아보게 되었다. 향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을 비롯해 울릉도와 일본 등에 분포하고 있으며, 상나무 또는 노송나무로도 불린다. 이 나무는 강한 향기를 지니고 있어 제사 때 향을 피우는 재료로도 쓰이며 정원수·공원수로 많이 심는다.
★ 양주 양지리의 향나무는 나이가 약 5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12.2m에 가슴높이 둘레 3.65m이다. 이 나무는 널찍한 개활지에 독립수로 자리 잡고 있어 발군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원줄기가 2m 정도 올라가서 7개로 갈라져 사방으로 고루 퍼져 울창한 모습도 갖추었다.
★ 이 향나무는 거창 신(愼) 씨의 선조를 모신 묘소 옆에 심은 나무가 자란 것이라고 하며 신씨의 내력에 관한 비석이 있다. 부근에 거창신씨 양간공파 종친회의 거대한 사당이 축조되어 있는데 그 가문에서는 영의정 3위, 부원군 3위, 왕비 두분, 판서 관찰사 수령 등 17명의 고위관리가 배출되었음을 자랑하고 있다. 울창한 모습으로 선조 묘역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향나무가 후손들에게 음덕을 끼친 게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양주 양지리의 향나무는 우리 민족이 조상을 섬기는 민속 문화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향나무로서는 오래되고 큰 나무로서 생물학적 본존가치가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글: 자은 백승돈)
(사진: 지목 이정민 촬영)
양주 황방리 느티나무
김 재 황
그늘을 드리우던 잎을 모두 벗었으니
푸르던 네 모습을 그냥 그려 볼 수밖에
살며시 눈을 감으면 긴 강물이 흐른다.
아직도 가지에는 파란 길이 뻗었으니
마음을 넓게 펴면 봄이 서둘러 올 텐데
너에게 안부만 묻고 바람 소리 듣는다.
주: 2013년 1월 27일 촬영
천연기념물 제278호
<탐방 제43호> 양주 남면 느티나무
0 천연기념물 제 278호
0 소재지 : 양주시 남면 황방리 136
0 지정일 : 1982. 11. 4
★ 느티나무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대만, 중국 등의 따뜻한 지방에 분포하고 있다.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자라서 둥근 형태로 보이며, 꽃은 5월에 피고 열매는 원반 모양으로 10월에 익는다. 느티나무는 나무가 갖추어야 할 모든 장점을 갖고 있어 삼국시대 이래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가구나 선박재나 조각재나 나무불상 등에 두루 사용되었다.
★ 또한 줄기가 굵고 수명이 길어서 쉼터 역할을 하는 정자나무로 이용되거나 마을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당산나무로 보호를 받아왔다. 마을 입구의 시냇가 공터에서 자라고 있는 양주 남면의 느티나무는 나이가 850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하니 아득한 옛날 고려시절부터 이렇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웃고 떠들고, 때로는 먹고 마시며 즐기다가 사라져 갔겠는가를 생각해 보니 이 노거수 앞에서 인간이 한없이 왜소해진다.
★ 이 나무의 높이는 24.5m, 가슴높이 둘레가 9.5m나 되는 아름드리 거목이다. 태풍의 피해로 한 쪽 큰 가지가 쪼개져서 잘라내었으며, 밑 부분 중심은 썩어서 속이 텅 비어 있었는데,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충전물을 채워 넣는 외과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겉모습은 튼튼하고 온전해 보인다. 이 마을에서 살던 밀양 박 씨의 조상들이 심은 나무로 전해지며 현재도 마을 사람들이 모여 나무 아래서 즐겁게 이야기하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 양주 남면의 느티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나무로 문화적 · 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글: 자은 백승돈)
(사진: 지목 이정민 촬영)
포천 직두리 부부송
김 재 황
둘이서 이 겨울에 또 어디를 지나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먼 곳으로 흐르는지
몸이야 여기 있어도 마음 이미 떠났네.
언제나 그 세상은 꽃향기가 스치는 곳
즐거운 물소리가 두 마음을 적시는 곳
추워서 긴긴 꿈길을 손을 잡고 나섰네
주: 2013년 1월 27일 촬영
천연기념물 제460호
<탐방 제44호> 포천 직두리 부부송
0 천연기념물 제 460호
0 소재지 : 포천시 군내면 직두리 191
0 지정일 : 2005. 6. 13
★ 우리는 이미 조계사 백송 등 백송 5그루를 비롯해서 백사 도립리 반룡송, 설악동 소나무, 고창 삼인리 장사송, 예천 천향리 석송령, 예천 금당리 송림 등 많은 소나무를 탐방했지만 이번에 또 한 그루의 개성이 강한 소나무를 찾게 되었다.
★ 포천시 군내면 직두리의 수원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크거나 좀 작은 두 그루의 소나무는, 가지가 길게 벋어 그 끝이 밑으로 처지는 소위 "처진소나무" 품종이다. 2005년 6월에 천연기념물 제460호로 지정되었다. 이 나무의 나이는 300년 정도로 추정되지만 독특한 모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법 많이 알려졌다. 높이가 6.9m에 길이가 23.7m나 되는 등, 보통 소나무와는 달리 우산 모양으로 지면과 수평을 이루며 가지가 뻗어 독특한 형상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크고 작은 두 그루의 소나무가 나란히 서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멀리서 보면 마치 한 그루처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또 산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듯싶은 아름다운 모습인데, 특히 큰 나무의 굵은 가지 하나가 길게 뻗어 작은 나무에 얹혀 연리지를 형성하고 있어 부부금실을 과시하는 듯하다 .
★ 당초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하면서 '포천 직두리의 처진소나무'라는 평이한 이름을 붙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포천시나 지역 주민들이 '처지다'라는 어감이 좋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포천시가 공모를 거쳐 "부부처럼 정겨운 형상으로 서 있다."라는 뜻을 담아 "부부송"이라는 정다운 이름을 붙여 주었다고 한다.(글: 자은 백승돈)
[탐방별기]
☆ 신년 들어 첫 탐방이고, 통산 제16차 탐방은 서울 근교인 남양주-양주-포천 지역을, 대한절기인 1월 27일, 당일로 다녀왔다. 탐방일은 기온이 섭씨 -1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이었으나 날씨가 바람도 없이 활짝 개었고, 또한 두툼한 방한복과 방한모를 잘 갖춰 착용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한겨울 추위를 즐기려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 우리 3인은 제기동에서 만난 다음, 차에 장착된 네비게이터가 안내하는 대로 서울 근교의 도로망이 잘 발달된 북부경기지역을 달렸는데, 추운 날씨 탓인지 도로가 한산하여 불과 30여 분 만에 첫 방문지인 남양주에 당도하였다. 이 지역은 아직도 개발이 한창이어서 이런 저런 토목 건설공사 현장이 자주 눈에 뜨인다. 언제까지 이렇게 땅을 파 헤치고 녹지를 헐어 내는 작업이 계속될 것인지 그것이 좀 걱정스럽기도 하다.
☆ 포천 직두리 부부송을 찾아가는 길은 산속 계곡가의 눈이 덮이고 빙판이 된 비탈길이어서 우리는 차를 놔두고 두어 마장 거리를 걸어 들어갔다. 그 일대가 무슨 동계 레저 스포츠를 즐길 만한 곳인지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까지 매단 특수 레저 차량 행렬이 지나다닌다. 경기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부유층은 유감없이 인생을 즐기려는 모습이다.
☆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차에 장착된 네비게이터가 추호의 차질 없이 산길 들길 골목길까지 찾아 들어갈 수 있게 친절히 목적지에 데려다 주기에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각별하다. 이 시대에 우리가 생활 속에서 누리는 문명의 이기가 허다하게 많겠지만 낫선 곳을 찾아다니는 우리 탐방객들로서는 이 네비게이터야말로 가장 실감나는 ‘문명의 이기’라고 아니할 수 없다.
☆ 오늘 탐방 대상지 세 곳은 대략 정삼각형의 꼭지점으로 분포되어 있고 각 변은 한 시간쯤 소요되는 거리에 불과하여 탐방을 쉽게 마칠 수 있었다. 귀경 길도 소통이 원활하여서 해가 많이 남아 있을 때에 서울로 돌아왔다. 금년 들어 첫 탐방을 잘 마친 우리 3인은 예의 병천 순댓국집에서 뒤풀이를 하고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밤이 늦도록 한담을 나누었다.
☆ 많은 이야기 가운데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노인복지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다. 고령사회가 되면 젊은이 둘이서 늙은이 하나를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늙은이들을 주눅 들게 만들고 기를 꺾어 놓는 말들이다.
☆ 이번 대선 당선자도 노인복지를 공약함으로써 노인표로 재미를 좀 본 듯도 하다. 노인복지 연금을 공약대로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올려줘야 하느니, 재원이 부족해 그렇게는 못 한다느니 벌써부터 혼선이 빚어진다.
☆ “진정한 노인 복지는 돈 몇 푼 보태주는 것으로 다 되는 게 아니고, 노인들의 존재감을 살려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노인 인력활용방안을 찾아내어 많은 노인들이 자신의 경륜과 ‘스킬’을 되살려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그것이 생산적 경제 활동으로도 결집되어 노인이 젊은이에게 얹혀사는 짐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또한 노인 자신의 존재감도 찾을 수 있는 최상의 노인복지가 아니겠는가!!”
우리 3인은 그런 이야기로 열을 좀 올렸다.(글: 자은 백승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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