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탐방

천연기념물 탐방 18

시조시인 2013. 5. 1. 00:00

[18차 탐방]

 

탐방일 : 2013.4. 27 ()

탐방지역 : 충북 괴산군

 

 

                                                                                    (사진 촬영: 지목 이정민)

 

 

괴산 오가리 느티나무

 

김 재 황

 

 

복사꽃 웃고 있는 우령마을 바른 어귀

세 그루 큰 나무가 서로 눈길 이었는데

보는 이 각기 가슴에 삼괴정을 짓는다.

 

비바람과 싸우느라 가지 몇 개 부러져도

그저 묵묵 바라보며 아픈 마음 감싸주며

보름달 밝게 뜰 때면 하늘 뜻을 밝혔네.

 

 

 

 

<탐방 제 51> 오가리 느티나무

0 천연기념물 제 382

0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321-1

0 지정일 : 19961230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활엽수로 평남 및 함남 이남의 해발 500-1,200m이하 지역에 자생하고 있다. 대개 20m까지 자라며 수피는 거칠고 엷은 회갈색이고 잎은 긴 타원형 또는 난상타원형인데 끝이 날카롭고 고른 톱날이 있다. 꽃은 45월에 암수가 섞여서 피며 과실은 가지런하지 않은 편구형이고 모가 있으며 10월에 익는다.

 

장연 오가리의 느티나무는 2주로 구성되었다. 위쪽 상괴목은 수고 25m, 수관폭 26m, 흉고둘레 8m이다. 지상부 2m 부위에서 큰 가지가 발달하였다. 아래쪽 하괴목은 수고 19m, 수관폭 22m, 흉고둘레 9.4m에 이른다. 그 앞에 서면 그 우람함에 감탄하게 된다. 지상부 2m 부위에서 2개의 가지가 분지되어 있다.(주: 천연기념물은 2주로 되어 있으나 좀 떨어진 곳에 작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더 있다. 위의 사진은 하괴목- 녹시

 

하괴목은 과거에 수간부에 화재를 입음으로써 수간이 고사된 부위가 있다. 수세가 양호하지 못하나, 마을에서는 이 나무를 신목(神木)으로 여겨 음력 정월 대보름 자정에 성황제를 지내고 있는 의미 있는 나무이다. 이 나무들의 수령은 약 800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느티나무는 수명이 길고 잎이 무성하며 특히 악귀를 쫓는다 하여 옛날에 관아와 마을입구 또는 고개에 많이 심었기에 오늘날까지 많은 노거수가 남아 있다.(글: 자은 백승돈)

 

 

                                                                              (사진 촬영: 지목 이정민)

 

 

괴산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

 

김 재 황

 

 

자동차 바쁜 걸음 길게 뚫린 도로 가에

한 무리로 숨을 모은 우리나라 특산식물

바위들 엎딘 자리에 삶의 터를 잡았다.

 

이미 꽃은 지었기에 눈에 띄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 못 지키면 밟혀 버릴 떨기나무

스스로 잘 살 수 있게 더운 힘을 보탠다.

 

 

 

  

 

<탐방 제 52>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

 

0 천연기념물 제147

0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 산58-13

0 지정일 1962.12.03

미선나무는 낙엽이 지는 떨기나무로 키가 1m 내외로 자라는 관상목류이며, 어린가지는 4각이 지며 끝 부분이 다소 아래로 휘어진다. 네모진 어린가지는 자라면서 원형으로 바뀌며, 줄기의 속은 개나리처럼 비어있어 꺾꽂이, 휘묻이 등이 가능하다. 잎은 마주나기로 달리고, 꽃은 잎이 나오기 전(3~4)에 흰색 또는 엷은 도홍색으로 피는데 아름답고 화려한 장미나 달리아 등과는 또 다른 초연하고 온화한 한국인과 같은 은근한 매력을 지닌 소박하고 청초한 달빛과 같은 꽃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미선나무는 1919년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서 처음 발견되어 1924년 일본인 石戶谷勉에 의해 학계에 소개함으로써 알려졌다. 그 후 원산지인 진천에서 멸종되었는데, 1955년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 1965년 장연면 추점리, 1967년 칠성면 율지리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어 1970년까지 3곳의 자생지에서 천연기념물로 보호되어 왔으며, 1990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의 자생지와 1992년 부안군에서 보고된 자생지 2곳 등 모두 6곳의 자생지가 알려져 있다.(글: 자은 백승돈)

 

 

                                               (사진 촬영: 지목 이정민)

 

괴산 적선리 소나무

 

김 재 황

 

 

서울로 가는 선비 지친 걸음 쉬던 고개

잘생긴 나무 하나 높은 품격 지녔는데

한 무리 양지꽃들만 오늘 나를 반기누나.

 

가지를 벌리고서 두 눈 질끈 감은 모습

가는 길 막아서면 긴 세월도 머무를 듯

금붓꽃 노란 웃음이 내 소매를 잡는구나.

 

 

 

<탐방 제 53> 적석리 소나무

 

0 천연기념물 제 383

0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적석리 산31-1

0 지정일 : 1996.12.30

 

연풍 입석의 소나무는 입석마을 고갯마루에 서 있는데, 수고 17m, 가슴높이의 직경 1.20m, 가슴높이 둘레 3.55m이고, 수관폭은 동서 21.4m, 남북 25m로 수령은 약 500년으로 추정된다. 이 소나무는 수형이 속리산의 정2품송과 비슷한 모습이다. 수간은 대체로 직립하였으나 줄기가 끝으로 가면서 5도 정도 기울어 비스듬하게 자랐고 가지는 사방으로 균형 있게 발달하였다. 줄기의 윗부분은 적송 특유의 붉은 빛을 띠며 아랫부분은 나무껍질이 두껍다. 생육상태는 최하단 가지 하나가 고사한 것 외에는 매우 양호한 편이다.

입석고개는 옛적에는 영남에서 이화령이나 문경새재를 넘어 괴산을 거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므로 옛 선비들이 쉬어 넘던 주요 교통로라고 한다. 아마 과거보러 가던 선비가 이 나무에 장원급제를 기원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금은 그 길을 찾아가는 데 애를 먹을 만큼 산간 오지가 되어 있다. 광복 전까지 성황당이 있어 당제를 지냈으나 6.25전쟁 이후 당집은 없어지고 흔적만 남아 있다. 고갯마루에 있는 이 소나무는 400여 년 전의 입석마을이 형성되기 전 부터 마을입구에 있던 나무로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글: 자은 백승돈)

 

 

(사진 촬영: 지목 이정민)

 

 

괴산 삼송리 왕소나무

 

김 재 황

 

 

예전에는 세 그루가 벗을 삼던 바로 이곳

두 나무는 먼저 가고 홀로 여길 지키더니

지난해 몹쓸 태풍에 쓰러지고 말았다.

 

추운 겨울 다 지나고 봄꽃 벌써 피었건만

끊어질 듯 잇고 있는 푸름 잃은 숨결이여

다시금 땅을 흔드는 용틀임이 그립다.

 

 

 

<탐방 제 54> 삼송리 왕소나무

 

0 천연기념물 제 290

0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산250

0 지정일 : 1982114

 

삼송리의 소나무는 높이 약 13.5m, 근원 둘레 5.3m에 이르는 수령 600년의 노거수이다. 흔히 왕소나무라고 불리는데, 밑에서 끝까지 꼬이면서 올라간 줄기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이 보인다 하여 용송(龍松)’이라고도 불린다. 왕송 근처에 이와 비슷한 노송 3그루가 있어서 마을 이름을 삼송(三松)’이라 하였는데 지금은 왕송 1그루만이 남아 있다.

왕송 주위에는 젊은, 그러나 그도 일이백 살은 됨직한 소나무 이십여 그루가 왕송을 옹위하듯 둘러 서 있어 하나의 작은 솔숲을 이루고 있다. 매년 정초에 동제를 지내며 새해의 풍작과 주민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신수 영목이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여름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 볼라벤에 뿌리가 반쯤 뽑혀서 쓰러졌기에 지금 백방으로 이 나무를 살리려는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글: 자은 백승돈)

 

 

(사진 촬영: 지목 이정민)

 

 

괴산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

    

김 재 황

 

 

어쩌다가 이런 곳에 사는 자리 잡았는가

부서진 돌 가득하고 비탈 또한 겹쳤으니-

오늘도 그 한 목숨을 지키기가 힘들다.

 

겨우 조금 남았으니 사라지기 바로 직전

어떻게든 힘 모아야 많이 볼 수 있을 텐데-

굳어진 그 먼 이름에 내 마음도 무겁다.

 

 

 

<탐방 제 55>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

 

0 천연기념물 제 266

0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 산8-1

0 지정일 : 1980929

이 곳에서 자라는 망개나무는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일본의 남쪽지방과 중국 본토의 중부지방에서 간혹 자라고 있는 희귀식물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속리산, 문경새재, 주왕산, 월악산과 내연산에서 자라던 것이 아직 몇 그루씩 남아 있고, 이 곳 덕가산과 남산 사이의 계곡에는 200여 그루가 바위틈과 무너진 돌무더기 너덜지대 등에 자생하고 있다.

나뭇잎은 긴 타원형으로 호생하고, 거치가 없어 밋밋하나 끝은 날카롭다. 잎 표면의 색은 짙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분백색이다. 꽃은 겹잎으로 엷은 녹색의 잔 꽃이 6월부터 7월까지 계속 피어 밀원식물로도 이용된다. 열매는 핵과로 긴 타원형이며, 8월에 홍동색으로 익는다.

 

이 곳의 망개나무는 지방민들이 발견·제보하여 몇몇 학교 생물 교사들이 답사를 하고 망개나무라는 것을 확인한 바 있었는데, 1979년 당시 문화재위원 등이 이 지방 식물생태를 조사하던 중 발견, 학계에 보고하였다고 한다.(글: 자은 백승돈)

 

[탐방별기]

18차 탐방은 곡우 지나 입하를 앞둔 늦봄 절기에 충북 괴산지역을 427() 당일로 다녀오기로 하였다. 우리 3인은 제기동에서 만난 후에 네비게이터가 안내하는 대로 경부-영동-중부내륙고속도로를 쉬엄쉬엄 달려 세 시간여 만에 괴산에 당도하였다.

괴산지역에는 천연기념물이 미선나무 자생지 3개소를 포함해 여덟 군데나 있어 당일로 모든 곳을 탐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미선나무 군락은 1개소만 찾아가 보기로 하고 최단 탐방 코스를 정해 순방키로 했다.

제일 먼저 장연면 오가리의 느티나무를 찾아갔고 이어 같은 면의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를 거친 다음에 연풍면 적성리의 소나무와 청천면 삼송리의 왕 소나무, 그리고 같은 면의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 순으로 탐방하였다.

괴산군은 우리 3인 모두에게 비교적 생소한 고장인데 군청 소재지는 들르지 않고 바로 천연기념수가 있는 변두리 지역과 오지를 돌아 봤지만 이렇다 할 명승고적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또 괴산을 특징지을 만한 향토색을 느끼지 못하였다.

다만, 충청도 사람들의 인심이 순박하다는 평을 듣지만 이곳 주민들의 심성도 온순하고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탐방 길에서는 행인이나 주민들에게 자주 길을 묻게 되는데 그럴 적마다 예외 없이 자세하게 알려주려고 성의를 다한다.

차를 타고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를 안내함으로써, 찾는 현장까지 데려다 주는 초로(初老)의 신사는 턱수염이 마치 작고한 시인 구상 선생을 닮아서 인상에 오래 남는다. 또 노인 누구에게 물어도 거리 단위를 꼭 Km로 얘기해 준다. 이로써 이미 신교육을 받은 세대가 그토록 노인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천연기념물 제 290호인 청천면 삼송리 소나무를 찾아가는 길은 속리산자락의 수려한 경관지대를 지나는데 골이 깊은 계곡주변은 이미 유원지로 개발이 되어 행락 철이 되면 몹시 붐빌 것 같아 보인다.

우리가 찾아가는 삼송리 소나무가 지금 쓰러져 있다는 것은 주민에게 길을 묻다가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작년 여름 언제인가 태풍에 천연기념 노거수가 쓰러졌다는 보도를 접했던 기억이 난다.

현장에 당도해 보니, 온몸에 마포(麻布)붕대를 칭칭 감은 채로 쓰러져 누워 있는 노거수의 모습이 심히 애처롭다. 부락민 일동 명의로 써서 내걸은 대형 플래카드에는 천년을 지켜온 왕소나무를 살려 주시오.”라고 했고, 현장을 지키는 상주요원도 배치해 놓고 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나무를 살린다는 최고 전문가들이 다 모여들어 특단의 처방과 조치를 취했겠지만, 회생의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안타깝다. 언제 세웠는지 충북도지사와 괴산군수 연명으로 된 이 왕소나무 칭송 거대 석비도 무색해 보인다.

현장에는 왕송이 건재하던 모습의 대형 사진이 내걸렸는데 왜 진작 지지대라도 미리 설치해 도복(倒伏)의 화를 면케 할 생각을 못했는지가 아쉽게 느껴진다. 그간 우리가 찾아다닌 전국 각지의 노거수에는 힘겨워 보이는 곁가지에 으레 떠받치는 지지대가 설치돼 있는 것을 흔히 봐 왔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상주 관리인에게 말을 붙여서 이런 것 저런 것을 좀 물어봤으나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한다. 아마 근무수당이 너무 미흡한 탓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양반은 몰라도 ~모르는구나! 하며 고소(苦笑)하였다

당초 탐방목표에 포함시켰던 청안면 읍내리의 은행나무는 시간이 촉박하기에 그만두고 귀경 길에 올랐다. 귀로에는 증평IC로 고속도로를 진입하게 되었는데 도로 표지판이 애매모호하여서 그곳을 찾아가는데 적잖게 애를 먹었다.

표지 안내판 작성 및 게시자 입장에선 만전을 기했다고 하겠지만, 운전경력 수십 년의 운전자도 헷갈리고 망설여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밤늦게 서울로 돌아와 최근 이사한 지목의 새 거주지에 인접한 양재동에서, 강행군한 오늘 탐방의 뒤풀이를 허름한 서민 친화적 목로 술집에서 끝내고 헤어졌다.(글: 자은 백승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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