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에게
김 재 황
여행을 다녀와서 우리는
만나 본 얼굴들을 이야기한다,
무엇을 대접받았고
어디를 함께 갔는지
누구나 힘주어 말하는 대목
남겨 놓지 못한 말은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는다,
손과 손을 잡을 때
그 따뜻함은 이미 식고
눈과 눈이 마주칠 때
그 찬란함은 이미 잊었다,
가시나무야, 가시나무야
메말라 버린 내 꿈결 속으로
지친 뿌리를 뻗어다오,
남몰래 밤이면 벼리어 살던
네 뾰족한 그리움을
이제는 나에게 전해 다오.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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