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

흑비둘기 노래/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2. 19. 12:37

     흑비둘기 노래

                 김 재 황



바다 주위를 맴돌며
사는 흑비둘기

갈수록 답답한 가슴
검은 빛을 띤 자줏빛이나
초록의 빛이 나는 몸
저 깊은 물에 헹구려고

파도가 갈기를 세우는
그 섬을 떠나지 못한다.

암청색 부리는 여위고
붉은 다리는 가늘어져서
그리운 그분만을 기다리는
나를 닮은 흑비둘기

해 지는 후박나무 위로
날아가서 깃을 접는다.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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