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러 가는 날
김 재 황
네 시가 되자마자 괘종시계 크게 울고
깊은 잠 깨어나니 창문 밖은 어둑한데
아내는 밥상 차리며 반쪽 하품 깨문다.
(2016년)
삶은 고갯길
김 재 황
산길을 땀 흘리며 앞만 보고 걸어가네,
고개를 넘어서면 막아서는 또 한 고개
안개가 앞을 가려도 쉬지 않고 간다네.
(2016년)
아고라 피아니스트
김 재 황
악보에 맞추어서 꼭꼭 짚어 나간다만
느낌을 모르는데 듣는 맛이 나겠는가,
짜놓은 그대로니까 마음 어찌 통하랴.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