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
김 재 황
한 그루 푸른 나무 서 있으면 든든한데
더울 때 내린 그늘 들어서면 시원한 것
믿음이 그처럼 큰 게 우연일 수 있을까.
겨울에 눈보라가 긴 칼 들고 달려들 때
겁먹고 그 한 걸음 물러선 것 보았는가,
그분이 높이 계신 줄 이미 알기 때문에.
듣는 말 없었기에 더욱 귀가 열려 오고
긴 손짓 거뒀기에 뜨는 눈이 참 밝은데
누구를 똑 닮았는지 나도 그만 입 닫네.
(2022년)
'뽑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엽/ 김 재 황 (0) | 2022.03.18 |
---|---|
돌림병 시기에/ 김 재 황 (0) | 2022.03.17 |
관악산/ 김 재 황 (0) | 2022.03.17 |
빛/ 김 재 황 (0) | 2022.03.16 |
사람/ 김 재 황 (0) | 2022.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