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50절, 종 울림소리는 굳고 강하다(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27. 18:30

제50절 종 울림소리는 굳고 강하다 

 鐘聲鏗 鏗以立號 號以立橫 橫以立武 君子聽鐘聲 則思武臣 石聲磬 磬以立辨 辨以致死 君子聽磬聲 則思死封疆之臣 絲聲哀 哀以立廉 廉以立志 君子聽琴瑟之聲 則思志義之臣 竹聲濫 濫以立會 會以聚衆 君子聽竽笙簫管之聲 則思畜聚之臣 鼓鼙之聲讙 讙以立動 動以進衆 君子聽鼓鼙之聲 則思將帥之臣 君子之聽音 非聽其鏗鏘而已也 彼亦有所合之也(종성갱 갱이립호 호이립횡 횡이립무 군자청종성 칙사무신 석성경 경이립변 변이치사 군자청경성 칙사사봉강지신 사성애 애이립렴 렴이립지 군자청금슬지성 칙사지의지신 죽성람 람이립회 회이취중 군자청우생소관지성 칙사축취지신 고비지성환 환이립동 동이진중 군자청고비지성 칙사장수지신 군자지청음 비청기갱장이이야 피역유소합지야).

 “종 울림소리는 굳고 강합니다. 굳고 강하기에 그로써 ‘호’(호령)를 세우고 ‘호령’으로써 ‘횡’(위엄: 사기가 충실한 것)을 세우며, ‘위엄’으로써 ‘무’(굳셈)를 세웠습니다. 군자는 종의 소리울림을 들으면 곧 ‘무신’을 생각합니다. 경쇠 울림소리는 가볍고 맑습니다. 가볍고 맑기에 그로써 ‘변’(변별)을 세우고 ‘변별’로써 목숨을 바칩니다. 군자는 경쇠 소리울림을 들으면 곧 국경의 신하가 바친 목숨을 생각합니다. 금슬의 소리는 슬픕니다. 슬프기에 그로써 ‘모가 남’을 세우고, 모가 나기에 그로써 뜻을 세웁니다. 군자가 거문고와 비파의 울림소리를 들으면 곧 지조 있고 의리 있는 신하를 생각합니다. 대나무로 만든 악기 소리울림은 많고 넓습니다. 많고 넓기에 그로써 ‘회’(모임)를 세우고 ‘모임’으로써 여러 사람을 모읍니다. 군자가 ‘우’(피리) ‘생’(생황) ‘소’(퉁소) ‘관’(대나무 피리) 등의 소리울림을 들으면 ‘어짊으로 모아 기르는 신하’를 생각합니다. ‘고비’(말 위에서 치는 북. 장단을 맞추기 위해 친다.)의 소리울림은 시끄럽습니다. 시끄럽기에 그로써 움직임을 세웁니다. 움직이기에 그로써 여러 사람이 나아갑니다. 군자가 ‘고비’(말 위에서 치는 북. 장단을 맞추기 위해 친다.)의 소리울림을 들으면 곧 장수인 신하를 생각합니다. 군자의 소리 들음은 ‘갱장’(음악의 소리)을 들을 뿐이 아닙니다. 그것 또한 마음에 들어맞는 바가 있는 것입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마침표는 굳고 강합니다. 굳고 강하기에 그로써 ‘호’(호령)를 세우고 ‘호령’으로써 ‘횡’(위엄: 사기가 충실한 것)을 세우며, ‘위엄’으로써 ‘무’(굳셈)를 세웠습니다. 선비는 마침표의 내재율을 보면 곧 ‘힘’을 생각합니다. 말없음표의 내재율은 가볍고 맑습니다. 가볍고 맑기에 그로써 ‘변’(변별)을 세우고 ‘변별’로써 목숨을 바칩니다. 선비는 말없음표의 내재율을 보면 곧 국경의 마을을 생각합니다. 물결표의 내재율은 슬픕니다. 슬프기에 그로써 ‘모가 남’을 세우고, 모가 나기에 그로써 뜻을 세웁니다. 선비가 물결표의 내재율을 들으면 곧 지조 있고 의리 있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작대기표의 내재율은 많고 넓습니다. 많고 넓기에 그로써 ‘회’(모임)를 세우고 ‘모임’으로써 여러 사람을 모읍니다. 선비가 여러 기호의 내재율을 들으면 ‘어짊으로 모아 기르는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장단’의 내재율은 시끄럽습니다. 시끄럽기에 그로써 움직임을 세웁니다. 움직이기에 그로써 여러 사람이 나아갑니다. 선비가 ‘장단’의 내재율을 보면 곧 앞선 사람을 생각합니다. 선비의 음률 들음은 ‘유곡절해’를 볼 뿐이 아닙니다. 그것 또한 마음에 들어맞는 바가 있는 것입니다.”>

[녹시 생각]
 이 절은 ‘베풂이 있는 사람’이 음악을 들었을 때의 감각을 논술하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베풂을 지닌 이’가 시조 작품을 읽었을 때의 느낌을 담았다고 볼 수도 있을 성싶다. 작품에 사용되는 여러 기호가 그 느낌에 큰 작용을 한다. 말하자면 의미전달에 큰 효과를 준다. 그러나 이를 너무 남발하면 작품이 어수선해져서 읽을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