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63절, '군'을 흩고 근교 내에 설치한 국립학교에서(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4. 1. 07:35

제63절 ‘군’을 흩고 근교 내에 설치한 국립학교에서

 散軍而郊射 左射貍首 右射騶虞 而貫革之射息也 裨冕搢笏 而虎賁之士說劒也 祀乎明堂 而民知孝 朝覲然後 諸侯知所以臣 耕籍然後諸侯知所以敬 五者天下之大敎也(산군이교사 좌사리수 우사추우 이관혁지사식야 비면진홀 이호분지사설검야 사호명당 이민지효 조근연후 제후지소이신 경적연후제후지소이경 오자천하지대교야). 

 ‘군’(군사)을 흩고 근교 내에 설치한 국립학교에서 활쏘기 기술을 익히도록 했다.(교사) 동학에서 활쏘기 기술을 익힐 때는 ‘이수’의 노래를 불러서 그 동작을 조절했고(좌사이수) 서교에 세운 국립학교에서 활쏘기 기술을 익힐 때는 ‘추우’의 노래를 불러 그 동작을 조절했으며(우사추우), ‘관혁’(투구와 갑옷을 관통하는 것)의 활쏘기는 이를 그만두었다. (사대부는) 비면을 입고 홀을 꽂았으며 ‘맹호가 달리는 것 같은 맹렬하고 빠른 군사’(호분지사)는 ‘검’(양쪽 날이 똑바른 칼)을 떼어놓았다. 명당에서 제사하여(사호명당) 백성이 ‘효’(효도)를 알고 ‘조근’(조현: 신하가 조정에 나아가 임금을 뵈는 것)을 한 다음에 제후의 신하가 되는 바를 알았으며 ‘제사에 쓰는 서직을 심는 밭’을 갈고 나서 제후가 삼가는 바를 알았다. 이 5가지는 온 세상의 큰 가르침이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싸움의 무리’를 흩고 근교 내에 설치한 국립학교에서 활쏘기 내재율을 익히도록 했다. 동쪽 학교에서 활쏘기 기술을 익힐 때는 ‘일발필중’의 노래를 불러서 그 동작을 조절했고 서교에 세운 국립학교에서 활쏘기 기술을 익힐 때에는 ‘유곡절해’의 노래를 불러서 그 동작을 조절했으며, ‘형상화가 없는 설명’의 활쏘기는 이를 그만두었다. (선비는) 마음을 비우고 옷깃을 여몄으며, 맹호가 달리는 것 같은 ‘맹렬하고 빠른 싸움 기호’를 떼어놓았다. 명당에서 노래하여 사람들이 ‘효’(효도)를 알고, 이 땅을 사랑하는 ‘애국’의 마음을 안 다음에 먼동의 귀한 바를 알았으며, ‘노래에 쓰는, 감정을 심는 글밭’을 갈고 나서 먼동이 삼가는 바를 알았다. 이 5가지는 온 세상의 큰 가르침이다.>

[녹시 생각]
 이 절에서는 시조 내용의 ‘형상화’(形象化)에 대하여 짚어 보고자 한다. 우선 ‘형상’이란 뜻부터 살펴본다. ‘시의 사전’에는 그 뜻이 “문자의 의미는 사물의 구체적인 형태를 가리키지만, 형상화라는 경우 등의 의미는 단순한 사물의 구체적인 형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형상에 내포된 작자의 진실 어린 표현을 가리킨다. 예컨대 여기 대상물이 있다고 할 때, 그 대상물의 색채라든가 형상을 사실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이 작자의 두뇌에 들어가서 분해된 다음에 그 특징이라든가 작자의 심정 속에서 과거의 체험과 지식 그리고 여러 가지 뉘앙스며 상상이 종합되어 다시금 구상적인 것으로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문학은 그 어떤 장르라고 하더라도 이 형상이 없을 수 없다. 문학은, 현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으로 상대에게 제시하여, 그 감동이 그 진실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시조)의 경우에 ’형상화‘라고 하면, 상대에게 이미지를 주고 그 언어가 지닌 리듬에 따라 더욱 생생한 감동을 나타낸다.”라고 씌어 있다. 그 뜻을 붙잡기가 어렵다.
 내가 생각하기에 ‘형상화’란,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어떤 일들을 목격하였을 때, ‘머리에 떠오르는 추상적인 생각 따위가 어떠한 방법이나 매체를 가지고 우리의 모든 감각을 통하여 인식할 수 있는 뚜렷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 듯싶다. 특히 문학에서는 ‘어떤 감동의 단서를 작가의 어떤 생각에 따라 예술적으로 다시 창조하는 것’을 가리키는 성싶다. 아주 쉽게 말하면 ‘형상’은 ‘색깔이나 소리나 맛이나 냄새나 촉감 등과 같은 감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어떤 모습’을 가리키고, ‘형상화’는 ‘우리가 모든 감각기관을 통하여 어떤 느낌을 받았을 때, 그것을 그림을 그리듯 설명이 아닌 묘사로 나타내는 것’을 이른다. 그러므로 시(시조)에서 ‘형상화 과정’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주로 ‘이미지’(image. 心像 또는 心象)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