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연시조 1편

시조시인 2022. 8. 31. 12:18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물총새

                          김 재 황



 바람 차가운 날은 더욱더 시퍼런 몸빛
 새벽 별 바숴지는 여울 하나 흘려 둔 채
 녹두꽃 떨어진 자리 그 울음을 물고 산다.

 벼랑의 깊은 굴에 졸인 마음 숨은 목숨     
 퍼붓는 장맛비에 앙가슴이 젖어 들면
 밤마다 차는 서러움 긴 둑 무너지는 소리---.

 맨 처음 날갯짓은 어느 늪을 향했던가,
 머리 푼 청포 장수 저 하늘로 떠나간 길
 어두운 갈대밭에서 꿈을 찾는 파랑새여.
                                     (2002년)



  (시작 노트)
                   
 물총새는 개울가나 호수․저수지 근처의 숲속에 산다. 이 새도 자기의 영역을 지키는데, 다른 새가 침입하면 공격한다. 특히 뱀을 무서워하기 때문인지, 흙으로 된 절벽의 구멍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른다.
 내가 어렸을 때, 한번은 장마에 뒷동산의 비탈이 무너져 내렸다. 그때 그곳에 지은 물총새의 둥지도 파괴되었다. 그 둥지에는 세 마리의 다 자란 새끼가 있었는데, 아직 날 수는 없는 상태였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죽겠기에 집으로 데려다가 키웠다. 처음에는 입을 벌리고 먹이를 먹였으나, 조금 지나니까 스스로 먹이를 먹었다.
 물총새가 먹이를 잡아서 먹는 모습을 보면, 물속에서 먹이를 물고 밖으로 나온 후에는 반드시 돌이나 나뭇가지에 쳐서 실신시킨 다음에 머리 쪽부터 삼킨다.
 물총새를 멀리서 보면 청색으로 보인다. 등이 푸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리와 날개는 녹색이고, 눈과 발은 붉다. 그리고 턱과 목은 희다. 겉으로 보아서 암컷과 수컷은 구별하기가 어렵다. 몸길이는 17㎝ 정도이다.
 물총새는 여름 철새이다. 즉, 5월 초순에 우리나라로 왔다가 10월이면 강남 지방으로 간다. 물론, 적은 숫자이지만, 우리나라의 남해안에서 월동하기도 한다. 먹이는 민물고기를 비롯하여 곤충․게․새우․달팽이 등이다. 
 물총새의 울음소리는 ‘찌이 잇쯔 찌이 잇쯔’라고 표현한다. 생김새처럼 울음도 아름답다. 물고기를 잘 잡기 때문에 ‘어호’(魚虎)․‘어구’(魚狗) 등의 이름이 있고, 몸 빛깔이 아름다워서 ‘취조’(翠鳥)․‘청우작’(靑羽雀) 등의 이름을 얻었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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