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녹색 세상] 편
해오라기
김 재 황
낮이면 숲에 올라 풋잠 속에 들다가도
회회청 먹인 길에 정을 쪼는 여문 부리
여울로 회향해 오는 물색 짙은 넋이여.
밤이면 늪에 내려 어둠 밖을 더듬다가
동동무 추는 물이 낙점 찍은 흐름 위에
별빛을 거두어 이고, 살아나는 그 숨소리.
뒤바꿔 사는 일상 감춘 울음 숨긴 맵시
비비상 접어 품고 선에 드는 꿈밭 갈면
안개가 걷히는 곳에 문득 목련꽃 보인다.
(2002년)
(시작 노트)
물가에 서서 물고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서 있는 ‘해오라기’를 보면, 강태공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 무렵부터 새벽녘까지 물고기가 아주 가깝게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낚아채는 그 솜씨가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먹이는 다양하다. 붕어 등의 작은 물고기뿐만 아니라, 개구리․올챙이․쥐․지렁이․수생곤충, 심지어는 뱀까지 잡아먹는다. 암수가 같은 색깔인데, 이마․눈썹선․턱밑․목․가슴․배 등에는 흰빛이 묻고, 머리․등․어깨는 검은빛을 띤 초록색이며, 뒷머리와 날개에는 연한 살빛 바탕에 흰빛의 세로줄이 있다. 또한, 눈은 붉고 부리는 검다. 뒷머리의 희고 긴 2개의 댕기 깃이 특이한 느낌을 준다.
해오라기는 소나무와 삼나무 등의 잡목림에서 집단으로 번식한다. 나무 위, 또는 관목이나 갈대 등에 작은 가지를 엮어서 접시 모양의 둥지를 틀고, 너더댓 개의 옅은 청록색 알을 낳는다. 이 새는 여름 철새이다. 계화도 주변의 갯벌에 나 있는 수로나 계화호의 갈대밭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는 우리나라 남부에서 터를 잡고 지낸다. 해오라기의 월동지는 타이완․필리핀 등지이다.
해오라기의 생활을 보면, 낮에는 침엽수림․활엽수림․잡목수림 등지에서 자고, 밤에는 물이 있는 저수지․호수․강․논 등지에서 먹이를 찾는다. 몸 깃의 일부가 털갈이하지만, 불규칙적이고 불완전하여 여름 깃과 가을 깃에 차이가 없다. 몸길이는 65㎝ 안팎이다. 우는 소리는 ‘과-, 과아, 과아아, 갸’로 들린다. 수명은 20년 정도이다. ‘교청’(鵁鶄)․‘벽로’(碧鷺)․‘청로’(蒼鷺)․‘푸른백로’ 등이 모두 이 새의 이름이다. (200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