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연시조 1편

시조시인 2022. 9. 1. 12:17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뜸부기

                          김 재 황



 어둠을 이고 사는 일평생이 힘에 부쳐
 수심이 깊은 머리 열린 호수로 돌리면
 물무늬 퍼지는 곳에 시골집이 비친다.

 깃마다 연한 잿빛, 그리움에 내둘리고
 무더위 깨문 숨결 뽀얀 꿈을 다듬는데
 소나기 시원히 내려 징검다리 씻는다.

 갈대숲 외진 터에 틀고 앉은 그 둥우리
 알처럼 굴린 고독 어느 때쯤 깨어 울까,
 저녁에 지핀 울음이 참나무를 태운다.
                                  (2002년)


  (시작 노트)
                
 옛날에 뜸부기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산 간척지에나 가야 어렵사리 볼 수 있다. 뜸부기는 암수의 모양이 다르다. 즉, 수컷은 머리․배․목 쪽이 검다. 그리고 깃의 가장자리는 연한 회색이며, 등은 검은 갈색이다. 또한, 허리와 꼬리 위의 덮깃은 그보다 옅은 색깔이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서 조금 더 밝다. 그러므로 갈색을 많이 나타낸다. 특별한 부분은 부리이다. 수컷의 부리는 노란색이고, 암컷의 부리는 갈색이다. 머리에 붉은 이마 판을 장식하고 검푸른 깃으로 멋을 낸 수컷 뜸부기의 모습은 출중하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저녁 햇살을 받으며 논둑을 거닐고 있는 뜸부기를 시골에서 쉽게 보았다. 뜸부기는 해가 뜨는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지는 저녁 무렵에 많이 활동한다. 즐겨 먹는 먹이는 수서곤충과 달팽이 등이다. 물론, 밀․벼․피․채소잎 등도 먹는 잡식성이다.
 뜸부기는 여름 철새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서 번식하고, 인도․말레이 반도 등지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기간은 6월 상순부터 10월 중순까지이다. 여름에 주로 물가의 풀숲이나 호숫가․강가 등에서 살다가 떠난다.
 둥지는 논에 벼포기 등을 모아서 만들거나 부근의 풀숲 땅 위에 풀포기 등을 이용하여 엉성하게 접시 모양으로 만든다. 알에는 어두운 붉은 갈색과 쥐색 얼룩이 묻어 있다. 크림색이 돈다. 산란기는 6월 경이고, 알은 4개 정도를 낳는다. 수명은 평균 5년 정도이지만, 그보다 오래 살기도 한다. 수컷의 울음 소리는 ‘뜸북 뜸뿍 뜸북 뜸뜸뜸’ 한다. 우리나라에는 뜸부기를 비롯하여 ‘쇠물닭뜸부기’ ‘쇠뜸부기’ 등 8종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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