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녹색 세상] 편
소쩍새
김 재 황
등 내민 산마루에 봄바람이 업힐 때쯤
노랗게 들뜬 숨결 데리고 와 머문 목숨
부스스 꿈 한 송이가 꽃잎 피듯 일어선다.
따가운 침엽수에 그 몸뚱이 의지하고
하얗게 밤을 새워 마른침 삼킬지라도
가슴에 별빛 무늬는 눈을 뜨며 돋아난다.
물소리 자꾸 때려 끝내 터지는 울음보
눈 부릅뜬 어둠까지 검은 발톱 내보이면
아련히 소쩍소쩍 소리 붉은 피로 살아난다.
(2002년)
(시작 노트)
소쩍새는 여름 철새이기도 하고, ‘겨울 철새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소쩍새는 4월 중순쯤에 우리나라로 와서는 번식하고, 10월경이 되면 다시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서 겨울을 보낸다. 이는, 여름 철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북쪽에서 새끼를 친 소쩍새는, 늦가을이면 남하하여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월동한다. 이는 겨울 철새의 무리이고, 봄이 되면 다시 번식지를 향해 북쪽으로 날아간다.
우리나라의 소쩍새 분포는, 외딴 도서지방을 제외하고, 특히 내륙지방의 야산이 있는 마을 근처, 절 근처, 그리고 외딴 마을 등지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소쩍새는 야행성 새이다. 그래서 밤에 울음소리를 듣게 되는데, 조용한 밤이기 때문인지, 멀리까지 그 소리는 잘 울려 퍼진다. 특히 4월 중순인 봄철에 ‘소쩍당 소쩍당’ 울거나 ‘소탱 소탱’ 울거나 ‘솟쩍 솟쩍’ 운다. 한 번 울기 시작하면, 동이 틀 때까지 쉬지 않고 울어댄다. 이토록 긴 울음은 수컷의 울음소리이다.
소쩍새의 울음소리는, 암놈과 수놈이 차이를 보인다. 즉, 수놈에 비해 암놈은, 별로 성의가 없이 ‘과, 과’라고 하거나 ‘괏 괏’이라고 운다. 이들의 먹이는 곤충인 나방류․딱정벌레․매미류 등이다. 북한에서는 ‘접동새’라고 부른다. 몸길이 20㎝ 정도이다. 올빼미류 가운데서 가장 몸집이 작다. 수컷과 암컷의 이마․머리 꼭대기․목 등은 엷은 잿빛 갈색 바탕에 짙은 갈색의 무늬가 있다. 눈은 황색, 부리는 녹회색, 다리는 회색이다. 특히 입 속이 핏빛처럼 붉다. 나무 위에 자연적으로 생긴 구멍에 둥지를 만들고 산란한다. 낮에는 침엽수 나뭇가지에 앉아서 잔다. 귀촉도(歸蜀道)․두백(杜魄)․두우(杜宇)․망제(望帝) 등의 별칭이 있다. (2002년)